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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이야기|학교에 예술을 제발 허(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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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태화교수(안양대 기독교문화…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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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학교는 위기에 처해있다. 사교육에 주권을 내어준 상황도 이미 위기이거니와 체벌 문제로 의견이 분분한 상황도 학교 위기설을 방증하고 있다. 체벌 완전 금지라는 최선의 결정은 완전 무상 급식과 같이 교육적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대에 올랐고, 제한적이라도 체벌을 허용하자는 이들은 학생 인권을 억압하는 비정한 교육자로 몰리는 상황이다.

안타까운 것은 그런 토론이 학생의 입장에서는 보수와 진보의 공허한 몸싸움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미 십수년 전 인기 그룹이 ‘교실 이데아’라는 노래를 통해 학교문제를 공론화한 것을 기억한다. 그런데 아직까지 대안은 실행되지 않고 설왕설래, 결국 학생들만 입시경쟁이라는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리고 있다. 대안을 찾기가 그렇게 힘든 것인가.

영화 몇 편을 살펴보자. <시스터 액트> 시리즈는 미국 어느 도시 폐교 위기에 처한 학교를 수녀로 가장한 여가수가 합창단을 만들어 살린다는 내용이다. <꽃피는 봄이 오면>은 실연당한 젊은 음악가가 강원도 탄광촌 어느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밴드반을 만들어 학생들의 문제와 자신의 상처를 치유 받는다는 이야기로 꾸며졌다.

<엘 시스테마>는 베네수엘라 거리에 부랑아처럼 떠돌던 청소년들이 음악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희망찬 내일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그린 영화이다. 그들은 조잡한 무기를 버리고 음악을 연주하면서 생활이 바뀌어가는 자신들을 발견한다. (학생들이 주인공은 아니지만 <하모니>는 음악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어느 여죄수들의 이야기를 그린 감동의 영화이다.)

학교와 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하기에 그동안 우리 기성세대는 엉뚱한 해법을 들이대었다. 몇 편의 영화가 웅변하듯 학교와 학생들로 하여금 그들 자신과 만나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입시 교육에서 배제시킨 “예술”을 다시 돌아오게 해야 한다. 예술 과목을 배제시킨 저주가 현재의 위기를 불러왔음을 왜 인정하지 않는가. 학생들이 학교에서 다시 노래하고 춤추고 그리면서 자신을 만나게 하라. 위기는 어느새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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