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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여행|각시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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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철목사(들똧…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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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이 필 무렵이면 수련도 핀다. 일반적으로 이들 모두를 연꽃이라고 부르지만 연꽃과 수련은 확실한 차이가 있다. 우선 연꽃은 잎자루와 꽃자루가 30~50cm 정도 물 위로 솟아나오지만 수련은 수면 위에 잎과 꽃이 떠 있다. 연꽃은 그 잎이 둥글고 커서 아이들이 이를 꺾어 우산처럼 쓰고 놀기도 하지만 수련은 그 잎이 연꽃에 비해 작고 둥근 말발굽 모양이다. 연꽃은 분홍색과 흰색의 큰 꽃을 피우지만, 수련은 꽃색이 여러 가지이며 연꽃보다 작은 꽃을 피운다. 수련은 물 위에서 피기 때문에 수련(水蓮)이 아니라, 한낮에만 피었다가 오후 2, 3시가 되면 꽃봉오리를 오무려 버리므로 잠잔다는 의미의 수련(睡蓮)이라고 한다.

내가 다녀본 곳으로는 충남 태안의 대부분의 저수지에 핑크색의 수련이 자생하고 있다. 어떤 곳은 저수지 절반을 가득 채우고 꽃을 피워 장관을 이룬다. 여름 철 태안을 다녀올 기회가 있어 저수지를 찾으면 대부분에서 자생하는 수련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수련 가운데 각시수련이 있다. 대부분의 수련이 외국에서 도입되어 재배되는 것인 반면 각시수련은 우리나라 토종 수련이다. 각시수련을 애기수련이라고도 부르는 데 식물에 ‘각시’ 나 ‘애기’ 자가 붙은 것은 그와 유사한 다른 종류에 비해 작다는 것을 의미한다. 각시수련은 이름이 말해주듯 다른 수련들보다는 꽃과 잎이 작고 수수한 색감의 흰꽃을 피우는 데, 너무 화려하지 않고, 너무 크지 않은 소박함이 오히려 매력이다.

각시수련은 잎과 꽃(지름 4cm 정도)이 작아 자배기 같은 작은 그릇에서도 재배하여 꽃을 감상하기에 알맞은 수련이다. 하루 5시간 정도의 햇빛이 들어오는 곳이라면 아파트의 베란다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다. 요즘은 많이 번식되어 화원에서 구할 수 있다.

내가 각시수련을 처음 만난 것은 20여년 전의 일이다. 한국꽃사진회 회원 두 명과 함께 양수리의 한 들꽃 농장을 찾았다. 거기엔 우리 들꽃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한 주부가 들꽃을 가꾸고 있었다. 그곳에는 없을 듯 싶은 들꽃 모종을 갖고 가서 선물하였더니, 금새 서로 마음이 통하였다. 농장 마당의 돌절구에 아주 작은 수련 서너포기가 있었다. 자기도 어렵게 구해 온 것인데, 내가 들꽃을 매우 사랑하는 것을 보고 선물한다고 하면서 그 중 한 포기를 선뜻 주었다. 집에 와서 지름 30cm쯤 되는 자배기에 심어 가꾸었더니 포기가 벌면서 이듬해 꽃을 피웠다. 그 후로 해마다 한 번쯤 포기를 갈라 지인에게 나누어주었는데, 해마다 여름이면 거기서도 아름다운 꽃을 피울 것을 생각하면 내 마음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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