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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여행|어리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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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철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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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물에 피는 꽃들이 많다. 여름날 아침 저수지나 못의 잔잔한 수면 위의 피어난 아름다운 꽃이나 풍광을 생각할 때면 우리는 흔히 연꽃이나 수련을 떠올린다. 연꽃은 물속 진흙에 굵은 뿌리를 뻗으며 자라, 잎도 꽃도 왕성하게 물 위로 쭉 뻗어 올라오는 힘이 넘쳐보이는 꽃이다. 그런가 하면 수련은 잎을 물 위에 띄우고 꽃을 물 위로 살짝 내밀고 피는 정적인 꽃이다. 수련을 보면 중고등학교 시절 미술책에서 보았던 모네의 ‘수련’이 생각난다. 모네는 인상주의의 대표적인 화가로서 그는 약 250점의 그림을 그렸는데 그중 가장 많은 작품이 수련 그림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여름철 물에는 연꽃과 수련만 있는 것이 아니다. 조금만 자연에 관심을 갖고 이곳저곳을 다녀보면 어느 연못이나 저수지에서 문득 마주치는, 아주 애잔하게 피어있는 고운 꽃송이들을 더러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꽃들 중 하나가 오늘 만나는 어리연꽃이다.

어리연꽃은 주로 중부이남 지방의 물에 사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수염 같은 뿌리가 물속 땅에 자리잡고 가늘고 긴 줄기의 마디에 잎이 달리며 잎자루가 길어서 물 위로 떠오른다. 방패형의 잎은 보통 수련 보다는 작고, 각시수련 보다는 크게 자라는데 표면은 광택이 일어 반질거린다. 꽃은 한여름에 피는데 잎의 V자 모양으로 깊게 파인 잎겨드랑이에서 꽃자루가 자라고 그 위로 지름 2cm 남짓한 꽃송이들이 핀다.

흰 꽃 가장자리는 물론 노란 안쪽 부분 할 것 없이 마치 술이 달린 듯 가느다란 털이 있는데 다른 어떤 꽃에서도 볼 수 없는 이 꽃만의 아름다움과 매력이 아닐까 싶다. 수련을 쉽게 볼 수 있는 태안의 저수지들에서는 어리연꽃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내가 살고 있는 강화의 내가 저수지에도 여름마다 어리연꽃이 핀다. 자동차를 타고 그냥 스쳐지나가면 물 위에 풀 같은 것이 떠 있고 희끗한 것이 꽃인지 무엇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그러나 여유를 부려 차를 세우고 가까이 다가가면 어리연꽃의 아름다움에 끌려들 것이다.

한 여름 저수지에서 어리연꽃의 잎을 몇 장 따다가 앞 마당이나 햇빛이 잘 드는 베란다에 자배기 같은 용기에 물을 담고 띄우기만 해도 V자 모양으로 갈라진 잎겨드랑이에서 꽃자루가 나오고 꽃을 피우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꽃만 피는 것이 아니라 잎겨드랑이에서 뿌리가 내리는데 이것을 물 속의 흙에 심으면 다음 해에 많은 잎을 내고 더 많은 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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