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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이야기|동자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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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철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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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집에서 기르는 초화이든 산과 들에 피는 들꽃이든 이름을 알고 있으면 더욱 친근감을 갖게 된다. 더욱이 그 이름이 지어진 유래를 안다면 그만큼 그 꽃과 가까워질 수 있다. 오늘 만나게 되는 들꽃은 동자꽃이다. 왜 동자꽃이라고 이름을 붙였을까? 궁금하지 않은가? ‘동자’ 하면 얼른 떠오르는 이미지가 아마도 동자승일 것이다. 동자(童子)는 어린 사내아이를 일컫는 말이다. 그러나 속세에서는 동자란 말을 잘 쓰지 않는다. 절에서 나이가 어린 중을 일컫는 데에 동자승이란 말을 잘 쓴다. 그러기에 동자꽃이란 이름에 동자승과 얽힌 이야기가 있을 법하지 않은가?

동자승과 같이 예쁜 꽃이라는 이름에서 유래했는데 내용은 이렇다. 어느 산꼴짜기 암자에 노스님과 어린 동자가 살고 있었다. 동자는 스님이 공양미를 얻으려 마을로 내려갔다가 허기져 쓰러져 있는 것을 불쌍히 여겨 데리고 온 아이였다. 몹시 추운 어느 날, 스님은 동자를 암자에 남겨두고 겨울나기 준비에 필요한 물건을 구하러 마을로 내려갔다. 스님은 혼자서 무서워하고 있을 동자가 걱정이 되어 허겁지겁 일을 보고 산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큰 눈이 내려 길이 막혀 스님은 마을로 다시 내려오고 말았다. 스님을 기다리던 동자는 바위 위에서 스님을 기다리다 얼어죽고 말았다. 눈이 녹고 길이 뚫려 스님이 돌아왔을 때 동자는 이미 죽어 있었다. 스님은 동자를 바위 옆에 고이 묻어주었다. 그해 여름, 동자의 무덤가에 이름 모를 꽃들이 자라났다. 붉은 빛이 도는 것이 꼭 동자의 얼굴을 보는 것 같았다. 스님은 동자가 환생한 꽃이라 하여 동자꽃이라고 불렀다.

동자꽃은 전국의 산지에서 6~8월에 걸쳐 피어나는 들꽃이다. 나는 동자꽃을 특별히 좋아한다. 까닭은 동자꽃의 빛깔 때문이다. 동자꽃의 색은 환한 주황색이다. 우리 교회 집사 한 분은 음료수 가운데 하나인 환타색이라고 무척이나 좋아한다. 많은 꽃들이 빨강이거나 흰색, 노랑, 보라, 분홍 등인데, 동자꽃의 색은 여느 꽃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색이다. 뿐만 아니라 햇빛이 비치면 꽃잎이 광택이 나는데, 이 또한 특별한 매력이다.

우리나라에는 동자꽃 외에 털동자꽃과 제비동자꽃이 핀다. 이들은 토종 들꽃이다. 요즘은 식물까지도 다문화 시대가 되어서 가정에서 많이 가꾸는 우단동자는 다문화 시대의 외래종이다. 나는 외래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우단동자가 그렇듯이 외래종의 꽃은 너무 화려한데 우리 들꽃에는 은은함과 소박함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문화의 차이인가 보다. 우리 들꽃을 사랑함은 그 꽃을 선물하신 하나님을 사랑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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