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정

생활문화 분류

생활문화복음화|유교의 세대와 그 후속 세대들

작성자 정보

  • 조성만 본부장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첫째 세대는 유교 문화의 마지막 진수를 맛본 사람들이다. 이제 천수를 다해가고 있는 그들이지만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여전히 유교의 마지막 그림자를 붙들고 놓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권위와 복종을 인간사회의 마지막 이데올로기로 착각하고 있는 유교 근본주의자들로, 이들은 명령과 복종에는 익숙하며 토론에는 아주 약하고 약하다. 입은 언제나 굳게 닫혀 있고, 눈 꼬리는 여간해서 움직이지 않는다. 언제나 심각하고 근엄한 표정을 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공자가 절대 수호신이다. 이들은 붓으로 글씨를 배웠고 썼다.

두 번째 세대는 유교사회의 폐해를 심각하게 입은 세대들이다. 6. 25를 전후해서 태어난 이 세대들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올바른 교육을 받지 못했다. 이들은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유교의 교육만이 교육의 전부인 것으로 알고 있는 세대들로부터 교육을 받았다. 동시에 6.25 이후 태평양을 건너온 초콜릿 옥수수 빵 우유가루 등의 구호품을 먹으며 자라야 했으므로 이들 세대의 옆구리에는 언제나 두 권의 책이 들려있었다. 한문책과 영어 책이었다. 이들은 영어책을 한문책처럼 읽었고, 그 깊은 뜻을 헤아리기에만 몰두했다. 영어가 말 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그 결과 단어들의 깊은(?)뜻은 알지만 말은 못하는 벙어리가 되고 말았다. 이들은 글에는 강하지만 기계에는 약했다. 그 결과 컴퓨터와 영어가 인간 가치의 척도가 된 오늘날 길바닥에 내팽개치고 말았다. 그들에게는 재교육의 기회도 시간도 없다. 그러나 남은 인생은 아직 길게 남아 있다. 이들은 공자와 유교가 자신을 얼마나 망쳐놓았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알지도 못한다. 그것은 너무나도 은밀한 음모였기 때문이고, 그들은 연필을 깎아 글씨를 썼고 글을 배웠다.

세 번째는 소위 잘 나아가는 요즈음 세대들이다. 그들을 통해 나는 세대를 이해하고 나를 점검한다. 이들에게는 한문책도 영어책도 없다. 그들의 옆구리에는 만화책이 있다. 그들은 강의 시간에도 모자를 쓰고 있다. 책가방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핸드폰이 울려댄다. 그들은 칠판 글씨를 싫어하며 설명을 싫어한다.
15초 꼴로 한 번씩 웃겨주지 않으면 다음 학기에는 폐강을 각오해야 한다. 그들에게는 성별이 없다. 서로를 끌어안고 밀치며 장난에 빠져든다. 이들은 컴퓨터에 익숙하다. 그들은 빠른 컴퓨터의 커서에도 익숙하다. 책을 읽는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컴퓨터로 쳐낼 수 있다.
이들은 글씨를 거의 쓰지 않는다. 때로 샤프로 글씨를 쓰긴 하지만 주로 핸드폰에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엄지손가락의 메시지다. 그들만의 용어로 약어로 간단하고 명료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또한 감성 역시 풍부하고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표현만을 한다. 이 세대는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생각과 삶의 형태로 포맷된 삶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세대들이다. 이들은 어느 항구에도 정박하지 않으며 어떤 폭풍우에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들은 사소한 자유의 한 조각일지라도 그것을 위해 목숨을 버릴 만큼 자유론자들이다. 이들은 남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는다. 남녀 교제에 있어서도 기존의 굴레에 연연해하지 않는다.

이들은 대학 간판에도 크게 마음에 두지 않는다. 두세 개의 외국어에 능통하며 장롱 대신 멋진 배낭을 사놓을 세대들이다. 개인적 삶의 자유를 만끽하겠다는 이른바 신자유주의 바로 네오리버럴리즘의 시대로 돌진해 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이들은 공자를 모른다. 조상숭배 제사에 대하여 큰 의미를 두지도 않는다. 유교의 예법역시 관심에도 없다. 효에 대한 개념 역시 다르다. 그들에겐 이미 공자는 죽었다. 하지만 사람을 사랑할 줄 모르며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에도 낯설기만 하다. 아울러 공부를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큰일이다.
이들 세 세대가 한 공간에 모여 있다. 누구에게 기준을 맞추어야 할까? 우리들의 삶의 공간이 좀 더 따뜻해지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문화적 타협과 가치의 거래를 해야 할까 심각하게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최근글


인기글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