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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이야기|불안에서 높이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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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태화교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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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 사도는 참 솔직한 분이었다. 자신의 내면을 숨기지 않고 고백한 면에서는 더 그랬다. 바울 사도는 바리새인들처럼 적절히 치장할 줄도 알고 가면을 쓸 줄도 알았을 것이다. 그만큼 그도 인생의 단맛 쓴맛을 다 본 사람이다. 하지만 하나님 앞에서(Coram Deo)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구원의 열망을 그는 이렇게 부르짖는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 내랴”(롬 7:24).

현대인들 중에 일부는 만성피로를 앓고 있다. 이 증상은 원인모를 무기력감, 짜증, 작은 일에도 분노와 역지기 같은 부정적 감정이 솟아오르고 대인관계도 원만하지 못하게 된다.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뭔가에 쫓기는 사람처럼 안절부절 못하게 된다. 자꾸 힘이 빠지는 것은 기본이고 활력과 생기가 사라진다. 이웃에 대하여 무관심과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 공허, 고독이 밀려든다.

이런 만성피로의 원인은 주로 스트레스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람에 따라 다르게 시작된다. 그런데 보다 근본적이고 공통적인 원인이 있다. 그것은 생에 대한 불안이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이를 두고 “존재하려는 실존자의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광대한 존재 앞에 유약한 실존자는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뭔가 부족한 진단이다.
생의 가공할 불안과 공포의 감정에 관해 파스칼은 다른 처방을 내린다. 막연한 존재 앞에 무지의 상태로 벌벌 떨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살아계신 사랑의 하나님께 경배와 찬양을 돌리라고 한다. 파스칼은 그렇게 하여 불안으로 끝날 생의 심연에서 구원자 하나님의 손길을 맞이했다.

현대인들은 극도의 경쟁, 만연한 상대주의, 비교의식으로 인해 피곤해있다. 학생이건 주부이건, 더구나 직장인들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만성피로에서 시작된 권태감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 모두는 내면에서 누군가 나를 도와달라고 외치고 있다. 그러나 체면 때문에 눈치만 보고 있다. “이 불안의 늪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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