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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여행|쑥부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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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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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쑥부쟁이

가을이면 무리지어 피는 국화과의 들꽃으로 첫손에 꼽는 것이 아마도 구절초일 것이다. 또 하나 쑥부쟁이 역시 구절초와 1, 2위의 자리다툼을 하며 가을을 알린다. 구절초가 주로 산지에 나지만 쑥부쟁이는 산지에는 물론 가을 들판을 걷노라면 길 가나 논둑, 그리고 바닷가의 산지 등 어디에서든지 쉽게 만날 수 있다.

구절초의 꽃이 흰색이거나 분홍색인데 쑥부쟁이는 연한 보라색이다. 또 구절초의 전초가 약용으로 많이 이용되는가 하면 쑥부쟁이는 어린 순을 나물로 무쳐 식용으로 이용한다. 어느 해인가 가을에 교인 가정의 장례가 있어 충남 웅천을 다녀오게 되었는데, 돌아오는 길에 산비탈에 지천으로 피어 있는 쑥부쟁이 몇 포기를 캐어다가 교회 뜰에 심었다. 번식이 어찌나 잘 되든지 3년쯤 지나니까 뜰 한쪽 가득 꽃을 피웠다. 마당에 핀 쑥부쟁이를 보면서 가을이 왔음을 느꼈다. 봄이 되어 새싹이 한 뼘쯤이나 자랐을 때 강원도에서 이사 온 권사님 한 분이 “이거 나물로 먹으면 맛있는데 왜 안 잡수세요?” 한다. “꽃 보려고 그러지요.” “순을 잘라 나물로 먹어도 또 다시 자라서 가을에 꽃 피니까 나물해 잡수세유.” 한다. 말대로 어린 순을 잘라 아내에게 주었더니 살짝 데쳐 갖은 양념을 하여 조물조물 무쳐 밥상에 올려놓았다. 봄맛이었다. 식용으로 이용된 만큼 쑥부쟁이는 옛 우리 선조들의 삶에 매우 가까이 있었고, 따라서 쑥부쟁이에 얽힌 전설도 전해져 내려온다,

식구는 많고 먹을 것이 없는 대장장이네 집의 큰딸은 늘 쑥을 캐 동생들에게 주었다. 그리하여 큰딸은 ‘쑥 캐러 다니는 불쟁이 딸’이란 의미에서 쑥부쟁이로 불리게 되었는데 어느 날 멧돼지를 잡기 위해 파놓은 함정에 빠진 사냥꾼을 구해 주게 되고, 첫눈에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다. 사냥꾼은 ‘내년 가을에 다시 오겠노라’ 후일을 기약하고 떠났다. 그러나 기다리던 가을이 되어도 사냥꾼은 돌아오지 않았다. 마음속으로 사냥꾼을 잊지 못하던 쑥부쟁이는 계속 쑥만 캐다가 어느 날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숨을 거두었다. 그런데 처녀가 죽은 그 자리에서 이름 모를 나물이 무성하게 자랐고 아름다운 꽃이 피어났단다.

4대강 개발과 함께 단양쑥부쟁이가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단양쑥부쟁이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산 식물인데, 환경영향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무분별한 개발로 서식지가 훼손되어 멸종 위기를 맞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까짓 풀 하나쯤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하나님께서 우리나라에만 주신 귀한 식물임을 기억한다면, 결코 마구 짓밟아버릴 수는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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