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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에 서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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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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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퍼 목사(D.Bonhoeffer, 1906-1945)는 우리 시대에 다시 기억해야하는 목회자이다. 그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귀족집안이었다. 아버지는 대학교수로 덕망이 높았고, 어머니는 예술적 소양이 풍부하여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워내었다. 10살 먹은 어린 본회퍼는 모차르트를 연주했고, 운동이며 철학, 역사 등 인문학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런 토양 밑에서 본회퍼는 신학의 길을 가게 되었다. 총명하고 사명감이 투철했던 신학도 본회퍼는 저명한 신학교수의 눈에 띄었다. 그의 지인들은 20세기 초반의 독일 교회를 두고 “교회처럼 초라하고 유약하며 지루하고 보잘것없는 부르주아 단체”로 비판했다. 본회퍼가 신학을 공부하기로 결정한 일은 그런 상황에 대한 저항을 의미했다.

본회퍼가 만나게 된 전선(戰線)은 복잡했다. 20세기 초반 유럽의 영적 상태는 그야말로 혼란 그 자체였다. 정신적으로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비등했다. 역사는 결국 진보, 발전할 것이라는 역사낙관주의가 유행했고, 다른 한 쪽에서는 역사는 지는 해처럼 힘을 잃고 사라져갈 것이라는 비관주의가 병존했다. 게다가 1차 세계대전으로 유럽은 민족 간 경쟁, 보복, 살상, 증오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교회는 백성들의 희망, 피난처가 되지 못하고 또 하나의 지배세력이 되어 그 위에 군림했다. 교회는 비대한 몸집을 주체하지 못한 채 백성에게 부담거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본회퍼는 실망하지 않았다. 그는 “교회는 끊임없이 개혁되어야 한다”는 거룩한 명제를 붙잡았다. 거룩하신 하나님의 교회는 거룩하다. 하나님은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고 말씀하신다. 성도의 거룩함은 말에 있지 아니하고 예수님처럼 살아가는 제자도(Nachfolge)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본회퍼는 말씀에 순종하려했다. 그가 전사(戰士)로 변화되는 순간이었다. 21세기 우리 크리스찬들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제 눈을 떠서 전선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알아야 한다. 본회퍼가 말씀 안에서 전사로 거듭난 사건이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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