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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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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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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백꽃

정말 추운 겨울이다. 그러나 겨울이 아무리 추워도 봄은 오고야 말리라. 풀꽃 중 가장 먼저 피는 꽃은 복수초이고, 나무에서 피는 꽃 중 가장 먼저 피는 꽃은 동백꽃이다. 흔히 동백꽃을 봄에 피는 꽃으로 알고 있지만 제주도를 비롯한 남녘에서는 12월부터 한 두 송이씩 피기 시작하여 겨울 내내 피었다 지기를 반복하며 봄까지 이르는 꽃이다. 그래서 겨울 꽃 동백(冬柏)이라 한다.

동백꽃을 잘 모르는 사람도 이미자씨의 히트곡 ‘동백아가씨’는 알고 있으리라. ‘헤일수없이 수많은 밤을 … 얼마나 울었던가 동백아가씨/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소’ 여인의 깊은 한과 애상적인 느낌을 잘 표현한 이 노래는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 100만장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음반 판매량을 기록하며 최고의 인기를 끌었으나, 이후 노래가 일본풍이라는 문제 제기와 함께 금지곡으로 전격 지정되기도 했는데, 노래가 유행할 당시 반공주의 시대였기 때문에 가사의 ‘빨갛게’가 문제가 되었다는 뒷이야기도 있다.

추운 겨울 찬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피어나는 동백꽃을 보면 ‘빨갛게 멍이 들었다‘는 노랫말이 실감이 난다. 정말 멍이 들지 않고서야 그토록 빨갛게 꽃을 피울 수 있을까? 빨갛게 멍이 든 꽃잎과는 달리 그 안에 샛노란 꽃가루를 뒤집어쓴 꽃술은 동백꽃만이 가진 아름다움이다. 찬바람에 멍이 들었을망정 동백꽃은 외롭지 않다. 동박새가 그들을 찾아와주기 때문이다. 동박새 또한 동백꽃만큼 예쁜 새이다. 참새 정도의 크기에 등은 녹색이고 턱밑은 황록색, 배는 흰색으로 정말 아름답다. 동백꽃이 필 무렵이면 꽃 속의 꿀을 먹기 위해 동백꽃을 찾는 단골손님이다. 어느 해 2월에 거제의 해금강이 바라보이는 곳, 옆에는 동백나무가 제법 숲을 이룬 곳에서 하룻밤을 묵은 적이 있었는데, 아침 일찍 요란한 새소리에 잠을 깨었다. 단잠을 깨운 녀석들이 바로 동박새들이었다. 동백꽃 속을 드나들며 먹이를 찾는 즐거움으로 지절거리는 동박새들의 노래는 행복의 노래였다.

동백꽃은 피어 있을 때에도 아름답지만 꽃이 지고 땅에 떨어진 모습도 아름답다. 나무에 달렸을 때 모습을 그대로 잃지 않는다. 동백꽃은 충청남도 이남에서만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10여 년 전 가을에 선운사에서 씨를 받아다가 심은 것이 이듬해 싹이 나고 자라서 지금껏 교회 뜰에서 겨울을 나며 자라고 있다. 남부 수종인 동백나무가 중부지방(인천)에서 월동하고 있는 것은 지구온난화의 증거라고 한다. 전문가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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