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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훠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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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리라 기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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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월다문화센터에서 결연을 맺은 김향희 집사(右)와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있는 훠리리(左)
한국에서 지내는 명절이 정겹고 자연스러운 훠리리
자신의 일 찾아 사회 일원으로 역할 펼쳐 나가기도

“한국에서 지내는 설이 이제는 정겹고 즐겁습니다”
어느 덧 8년 차 주부가 된 훠리리씨(송월동, 35)는 한국에서 보내는 명절이 이제는 자연스럽다.
중국에서 온 그녀는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하다가 이곳에 유학을 온 후 지금의 남편과 만나게 되었다. 그렇게 부부의 연을 맺고 한국에 정착해 살면서 한국의 문화에 차츰차츰 적응을 해나갔다. 처음에는 음식을 비롯해 많은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불편함을 거의 느끼지 못하며 생활하고 있다.
그녀가 한국에 처음 와서 설을 맞았을 때는 문화차이로 약간의 어려움도 있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차례 상을 차리는 것이었다. 중국에서는 조상 산소에 가서 인사만 할뿐 따로 차례 상을 차리지는 않는다고 한다. 시댁 식구들이 많이 이해해주고 도움을 줘서 큰 부담은 없었지만 처음에는 어렵고 힘들게만 느껴졌다고 한다.
또 훠리리씨는 “중국에서는 명절에 친척이 모였을 때 음식은 남자들이 다 하는데 한국은 남자들이 일을 하지 않고 여자들이 대부분 다해요”라며 이런 부분에서도 문화의 차이를 크게 느꼈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처음에 낯설었던 것들이 어느덧 익숙해지고 동화되어 지금은 한국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중국에서도 명절 중에서도 가장 큰 명절인 춘절이 되면 친척을 다함께 모여 같이 음식을 나누며 놀이를 하고 한데 어울려 명절을 보낸다. 그리고 우리와 마찬가지로 세뱃돈을 준다. 단 우리와 차이는 절을 하던 안하던 상관없이 무조건 세뱃돈을 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설이 되면 떡국을 먹듯이 중국에서는 만두를 먹는다.
이렇게 가족과 함께 어울려 즐기는 명절이 될 때면 그녀는 친정이 너무나도 그립고 생각이 난다. 물론 평소에도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떨쳐버릴 수는 없다고 한다.
그녀처럼 타국에서 한국으로 온 이주여성들이 이곳에서 정착하는데 도움을 주고 외로움과 그리움을 덜어주기 위해 송월다문화센터에서는 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 모든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교회 성도들과 결연을 맺어주었다. 훠리리씨도 센터에서 김향희 집사와 결연을 맺고 마음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김 집사는 “이런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 흔치 않은 일인데, 다른 언어를 가진 동생과 특별한 인연을 맺은 저는 참 복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라며 전화 통화랑 문자메시지도 자주 주고받으며 챙겨주고 있지만 많이 신경써주지 못하는 것 같아 늘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훠리리씨 또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언니가 있어 행복하다며 “남동생 밖에 없어 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언니가 생겨 너무 기쁘고, 나를 위해주고 아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든든한지 몰라요”라며 고민을 나눌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마음의 큰 위안이 된다고 했다.
그리고 김 집사는 이번 설 때 그녀의 가족을 초대해 같이 떡국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계획을 했는데 그녀가 고향을 가게 되는 바람에 함께 하지 못하게 되어 아쉬워하면서도 가족과 함께 지낼 동생을 생각하면 자신의 일처럼 즐겁다고 했다.
훠리리씨는 결혼하고 처음으로 설을 고향인 천진에서 보내게 되었다. 아버지께서 편찮으셔서 가는 거라 마음이 좀 무겁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명절을 친정식구들과 함께 보낸다는 기쁨에 마음이 들떠 있기도 하다.
“엄마가 항상 명절이 되면 다른 사람들은 딸, 사위, 손주들이 다 모이는데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해 아쉽고 섭섭하다고 말씀을 하시면서 눈물을 보이셔서 마음이 아팠는데 이번에는 함께 할 수 있게 되어서 마음의 짐을 좀 덜게 된 거 같다”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아마 이번 설도 한국에서 보냈다면 예전처럼 중국음식과 한국음식을 함께 먹으며 이곳에 있는 식구들과 즐거운 명절을 보냈을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그동안 이국땅에 와서 적응하느라 어려움도 있었지만 모든 것을 잘 견디고 지금은 이 사회의 일원으로 자신의 일을 하고 있다. 현재 보건소와 출입국관리소에서 통역 일을 하면서 자신처럼 타국에 와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또 다문화강사 수업도 들으며 자신의 일을 하나하나 펼쳐나가고 있다. 수료를 하고 난 후에 학교나 어린이집에 가서 중국문화를 알리는 일을 하면서 많은 이들과 만나고 싶다고 했다.
훠리리씨는 “나를 격려해주고 도와주는 손길이 있어 큰 힘이 얻은 것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한국에서 겪는 어려움과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요”라며 앞으로도 이 땅에서 자신의 꿈을 키우며 조금씩 전진해 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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