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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탐방|“이곳으로 인도하셨기에 최선 다할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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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리라 기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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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말로 내담자의 마지막 삶의 끈을 잡아주는 일 감당
자살예방센터 설립 등 생명사랑 위한 다양한 사업 펼칠 것


“올해 서른이 된다면서 어떤 한 남성이 전화를 했는데, 그동안 막 살아서 해놓은 것도 없고 가정도 없고 할 것도 없어 자살을 해야겠다며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 상담을 하던 중 갑자기 전화가 끊어지는 바람에 제대로 상담이 이루어지지 못했어요. 늦게까지 전화가 다시 오기를 기다렸는데 끝내 오지 않더라고요”
얼마 전 내담자의 전화 한통이 여전히 마음 한 구석에 남아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는 인천생명의전화 김정미 사무총장(창영감리교회)은 이 이야기를 하면서 긴 한숨을 내쉬었다. 생명의전화는 전화기에 발신자 번호도 뜨지 않고 익명으로 상담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내담자가 자신의 인적사항을 가르쳐주지 않는 한 알 길이 없다. 그녀는 이렇게 자살을 하고 싶다는 전화를 최근에 수도 없이 받았고 또 상담을 했다.

김 사무총장은 “현재 자살을 하겠다는 위협적인 전화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데 내담자들은 살고 싶다는 마지막 신호를 저희들에게 보내는 거예요”라며 죽기 전에 삶의 끈을 잡아달라는 간절한 요청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서 상담을 하고 있다면서 자살률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이 사회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청소년 자살도 계속해 증가하더니 급기야 청소년 사망률 1위가 되었다. 그래서 김 사무총장은 인천생명의전화 부설로 자살예방센터를 빠른 시간 내에 설립할 계획이다. 물론 지금도 학교에 가서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며 자살을 예방하는데 힘을 쏟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여겨 자살예방센터를 세워 보다 적극적으로 활동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자살뿐만 아니라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내용의 상담전화가 많이 걸려온다고 말하면서 그녀는 “이 일이 몸으로 하는 일이 아니고 말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라 힘들지도 않고 우아한 일 일거라 생각하고 오는 자원봉사자들도 있는데, 막상하면 생각같이 않고 정신적으로 워낙 힘이 들다보니 금방 못하겠다는 사람들도 많아요”라며 생명의전화 상담자는 마음을 청소하는 일을 하는 것이기에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고 했다.

이렇게 어렵고 힘든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하는 이유는 그녀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라며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저의 계획이 아니라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에요”라며 “어렵고 힘든 일들을 겪게 하시면서 많은 경로를 거쳐 이곳에다 데려다 놓으셨기에 그저 하나님의 계획안에서 순종하고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했다.


힘든 삶이 그녀 앞에 닥치기 전까지 그녀는 그저 평범한 주부였다. 그러던 중 남편이 사업을 하다가 뇌졸중으로 쓰러지는 바람에 그 사업을 도맡아 이끌어 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과 고난이 그녀를 뒤따랐다. 그 가운데 하나님께 도전도 하고 원망도 했다. 그러면서 차츰차츰 하나님께서 계획하심이 있어 자신을 연단시키고 계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김 사무총장은 “그 시간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저도 없었을 것”이라며 “하나님께서 또 날 어디로 퍼져나가게 하실지 모르지만 항상 기대하며 어떤 방향으로 인도하시든 하나님 뜻대로 원하시는 방향대로 그저 따라갈 것”이라며 그래서 지금 이 일이 아무리 지치고 힘들다하여도 자신에게 맡겨진 일이기에 감사함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사업을 하기 전, 집에서 아이들 키우며 살림만 했을 때도 화도진도서관 도서녹음을 시작으로 동구청자원봉사대, 인천여성발전위원회 등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했다. 그때는 사회의 일원으로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도 있었지만, 일을 하면서 그 안에서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이고 기쁨인지를 알게 되었다. 그때 했던 그 일들 또한 지금 이 일을 하는데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때도 느꼈고 지금도 느끼는 것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를 향한 관심과 배려라며 그녀는 “내 삶을 나누고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는 것이 하나님의 자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많은 크리스천들이 이웃들에게 관심을 갖고 아픔과 고통이 가진 이들에게 먼저 한 발 더 다가가길 바란다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김 사무총장은 “생명을 살리는 일에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했으면 좋겠어요”라며 “나의 관심 한번이 그리고 나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고 살면 분명 이 사회는 밝고 건강한 사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자살예방센터를 비롯해 생명사랑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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