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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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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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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앉은부채

겨울의 끝과 봄의 시작에서 피는 꽃들 중 하나인 앉은부채는 천남성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꽃으로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산 그늘진 곳에서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땅 속 깊이 뿌리줄기가 자라지만 땅 위로는 줄기가 거의 자라지 않고 꽃과 잎만 핀다. 겨울에 내린 눈이 채 녹기도 전에 눈을 헤집고 잎보다 꽃이 먼저 나와 봄이 옴을 알린다. 눈이 채 녹기도 전에 자기의 체온으로 쌓인 눈을 뚫고 나와 꽃을 피우며 아무리 대기온도가 영하로 낮아져도 꽃 내부온도를 20℃안팎으로 일정하게 유지한다고 하는데, 이는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때에 곤충을 유인하여 수정하기 위한 생존전략인 것이다.

부채처럼 넓은 잎을 펼쳐놓은 것 같이 포기가 크다고 하여 앉은부채, 또는 가운데 둥근 공 모양의 꽃은 앉은 부처님이고, 이를 둘러싸고 있는 포는 광배처럼 생겨 앉은부처라 하였다가 앉은부채가 되었다고도 한다. 천남성과의 특색인 포엽(苞葉, 변형한 잎이 발달하여 배와 같이 된 생김새)이 되어 둥근 공 모양의 꽃을 감싼 모습을 어느 시인은 ‘건드리면 터질까 … 어뢰 하나 가슴 깊이 품고…’ 이렇게 노래했다.

경기도 광릉 부근에서는 우엉취, 강원도 인제의 점봉산 인근의 주민들은 곰풀이라고 불렀다는데, 겨울잠에서 깨어난 곰이 먹는 풀이기 때문에 그렇게 불렀다는 것이다. 곰이 굴에서 나왔을 때 파랗게 싹이 돋은 풀이라고는 앉은부채밖에 없으므로 곰이 동면 후에 처음으로 먹는 식물이 되었으리라. 그러나 이젠 곰이 살지 않으니 곰풀이 아닌 것이다.

아직 눈이 녹지 않은 2월 말경 경기도 인근의 산을 찾았을 때 앉은부채가 이미 땅위로 많이 나와 있었지만 대부분이 짐승에게 뜯어 먹혀 있어 성한 것을 찾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주변에는 산토끼(?)의 배설물로 보이는 것이 여기 저기 있었다. 겨울을 지낸 산짐승이 꽃을 뜯어 먹은 것으로 생각된다. 독초이면서도 사람에게 이뇨제 등 약으로 쓰이는데, 겨우내 먹지 않고 잠을 자던 산토끼들도 앉은부채 꽃을 먹으면 겨우내 동면으로 막혔던 장이 뚫려 변비가 사라진다고 하니 자연은 알면 알수록 신비롭다.

꽃은 땅에 달라붙은 상태로 피고 잎은 꽃이 끝날 무렵에 펼쳐지는데 흡사 잎채소인 근대와 같이 생겼으면서 긴 잎자루를 가지며 윤기가 난다. 길이가 30~40cm나 되어 봄나물로 뜯자면 금방 한 바구니를 뜯을 수 있을 만큼 풍성하다. 그러나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같은 속의 애기앉은부채는 이름 그대로 꽃이 작을 뿐 모양은 같으나 한 여름에 피는 것이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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