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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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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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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괭이눈


겨울이 아무리 추워도 봄은 오고야 만다. 절기상으로는 입춘(立春)이 지났으니 이제부터는 봄이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제주도에서는 향기수선화가 한창이고 때 이른 매화꽃도 피었다는 봄소식이 들려온다.

오늘은 괭이눈을 만나보자. 꽃 이름 중에는 동물 이름이 들어간 것들이 많이 있다. 고양이 이름이 들어간 것만도 괭이눈, 괭이밥, 괭이눈풀, 괭이밥풀, 괭이싸리 등 이름만 들어도 정겹다. 괭이눈은 가운데 씨앗 모양이 고양이의 눈을 닮았다 하여 괭이눈이란 이름이 붙여졌는데 복수초나 앉은부채와 같이 봄이 오기를 기다렸다는 듯 서둘러 피는 들꽃이다. 제주에서 백두산까지 전국의 그늘진 곳의 습한 곳에서 쉽게 만나지는 들꽃이지만 아마도 오직 정상에 오르려는 목적만으로 산을 찾았던 사람들로서는 처음 본다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이른 봄에 피는 들꽃들 대부분은 키가 크지 않고 땅에 엎드린 듯 핀다. 많은 사람들이 높은 곳에 올라 하늘을 보고, 울창한 숲을 보고, 겹겹이 늘어선 산줄기를 보고 하나님을 찬양하지만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는 발밑에서도 발견된다. 봄 숲에서 만나지는 들꽃들 중 많은 것들이 키가 작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봄의 숲에서 자세를 낮추고 발밑을 살핀다면 앙증맞고 재미있는 들꽃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베푸시는 하나님의 특별한 선물이다.

괭이눈은 줄기가 크게 자라는 것이 아니라 복지(匐枝)라 하여 가지가 얕게 옆으로 뻗어가면서 뿌리가 생겨 땅에 박고 자라면서 이른 봄에 꽃을 피운다. 노란색의 꽃처럼 보이는 것은 실상은 꽃이 아니다. 녹색의 잎이 변하여 꽃처럼 보이는 것이다. 꽃이 필 때 꽃 주변의 잎들이 노랗게 변해서 햇볕을 받으면 황금과도 같은 빛을 발하지만 번식이 끝나고 나면 잎은 원래의 녹색을 찾는다. 이처럼 번식을 위해 잎의 빛깔이 변하는 것을 혼인색이라고 하는데 아직 추위가 물러가지 않은 이른 봄철 벌레를 유인하여 수정을 하기 위한 변신이다.

괭이눈의 꽃말이 ‘골짜기의 황금’인 것은 꽃이 한창일 때 햇빛에 빛나는 황금색 잎의 아름다움 때문이요, 또한 잎이 노랗게 변했다가 수정이 다 끝나면 다시 녹색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변하기 쉬운 마음’이라는 꽃말도 갖고 있다. 괭이눈 종류 중에 애기괭이눈은 ‘애기’가 말해주듯 작고 귀엽기 때문에, 털괭이눈은 식물 전체에 털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외에도 여러 종류의 괭이눈이 한반도에 자라고 있다. 봄 숲에서 겸손히 허리를 굽혀 괭이눈의 숨겨진 매력에 취하여 본다면 이를 지으신 하나님께서도 기뻐하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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