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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바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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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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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산바람꽃

바람꽃 종류의 들꽃은 넓게는 모두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데, 이들 중 대부분은 미나리아재비과 아래에 바람꽃속이다. 그리고 지난 호에 소개했던 너도바람꽃과 오늘 소개하는 변산바람꽃은 변산바람꽃속(또는 너도바람꽃속)으로 바람꽃 중 가장 가까운 친척인 셈이다. 금강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금강초롱꽃이 되었듯이 변산반도에서 처음 발견되어 변산바람꽃이 되었다. 처음 발견 되었을 당시 한국 신종으로 발표되었으나 후에 일본에만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 동일한 것으로 밝혀졌다.

필자가 변산바람꽃을 처음 만난 것은 지금 대학 1학년인 손자가 다섯 살 때이니까 16, 7년 전이었다. 날짜는 정확히 2월 6일, 제주에 눈 속에서 복수초가 피었다는 주일 저녁 뉴스를 보고 다음날 월요일 손자에게 제주 구경을 시켜준다는 구실로 비행기를 타고 복수초를 만나러 갔다가 거기에서 변산바람꽃도 만나게 되었다. 그 때까지 변산바람꽃은 여수 돌산도의 향일암 언저리, 변산반도의 숨겨진 일부 지역, 고창 선운사 뒤 개울가, 전북 마이산의 탑사에서 북부 주차장으로 넘어가는 고개 옆의 조릿대 숲 속 등에서 몇 개씩 드물게 발견되는 귀한 존재였다. 그런 귀한 들꽃을 생각하지도 않았던 제주에서 만났으니 행운이랄 수밖에, 그 후로 변산바람꽃을 다시 만나고 싶었지만 기회를 얻지 못하였다. 그러던 차에 5년전 쯤서해 풍도에 변산바람꽃이 군락을 이루어 피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마음은 설레었지만 그 섬은 주민이 적어 배편이 하루 한 번이어서 자고 나와야만 하는 곳이라 망설여졌다. 마침 평소 알던 자매에게서 연락이 왔다. 생태 탐방 모임에서 낚싯배를 전세 내어 당일로 풍도를 다녀오려고 하는 데 나도 함께 가자고 한다. 목사인 나를 배려해서 월요일로 날을 잡았다는 것이다. 이게 웬 떡인가 싶었다.

인천 남항 부두에서 아침 9시에 출항하여 두 시간 만에 풍도에 닿았다. 풍도 선착장을 지나 나지막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 뒤편의 가파른 언덕길을 10여 분 오르니 거기 정자가 있었고 그 뒤로 노란 복수초가 보인다. 조금 더 오르니 그토록 귀한 몸이었던 변산바람꽃이 염소 목장이었던 양지쪽 언덕에 밭을 이루고 있었다. 와우! 함성이 절로 난다. 변산바람꽃은 흰색의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꽃잎이 아니고 꽃받침이 변형된 것인데, 보통 꽃받침 5장이 꽃잎과 수술을 떠받들 듯 받치고 있다. 꽃받침 위에서 수술들 속에 섞여 위로 치솟은 녹색의 깔때기 모양이 꽃잎이다. 이런 특별한 구조로 희귀종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에 제주도에서 설악산까지 전국 곳곳에서 자생이 확인되면서 멸종에 대한 걱정은 않아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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