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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의 바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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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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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꿩의 바람꽃

복수초가 피어나는가 싶으면 이에 뒤질세라 바람꽃들이 다투어 핀다. 바람꽃들은 짧은 꽃대가 하도 가늘어 봄을 시샘하는 작은 바람에도 살랑거린다. 이들 바람꽃 중에서 가장 먼저 피는 것이 너도바람꽃, 그 뒤를 이어 변산바람꽃과 꿩의바람꽃, 국화바람꽃이 핀다. 바람꽃들이 필 무렵에 노루귀, 산자고, 얼레지, 현호색 등 들꽃들도 다투어 핀다. 이들이 한 곳에서 함께 피면 좋으련만, 혹 같은 곳에서 몇 가지를 만날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서로 피어나는 곳이 달라 이들을 찾아 나서다보면 3월, 4월이 너무 빠르게 가기 때문에 봄의 들꽃을 만나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목회를 하는 필자로서는 교회를 섬기는 것이 우선이기에 일삼아 3, 4월의 들꽃 정원을 찾아 나서기가 무리이므로 올해는 이 꽃을 내년에는 저 꽃을 만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꿩의바람꽃은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라나는 여러해살이풀로 산지의 낙엽 지는 나무 숲 밑에서 자라는데 필자가 사는 강화도의 산골짜기에서도 드문드문 만날 수 있다. 꽃자루 하나가 나와 꽃자루 끝에 한 송이가 달린다. 지난 호에 만났던 변산바람꽃처럼 꽃잎이 없고 흰색의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실상은 꽃받침이다. 보통 8~13장의 꽃받침이 꽃처럼 보이는데, 드물게 연한 분홍색을 띠는 것도 있다.

들꽃 이름의 접두어는 그 들꽃에 대한 의미를 갖고 있어 이를 알면 들꽃과 더 가까워지게 된다. 바람꽃들만 하더라도 변산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해서 변산+바람꽃, 따로 이름이 없었다가 바람꽃과 같은 것을 발견하고 너도+바람꽃(이구나), 꽃자루가 하나이어서 외대+바람꽃, 둘이어서 쌍둥이+바람꽃, 세 개의 꽃자루여서 세+바람꽃, 그리고 꿩+바람꽃 등, 재미있지 않은가?

꿩의바람꽃은 꽃이 활짝 필 때 꽃받침의 모습이 마치 꿩의 목털에 있는 깃털 모양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일부다처제인 꿩은 봄이면 수꿩들이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힘겨루기 싸움을 하여 싸움에서 이긴 수컷은 암컷을 모두 차지하고 짝짓기를 하게 되어 알을 낳게 되는데, 수꿩이 바람을 피워 짝짓기 할 때 피어나는 꽃이라서 꿩의바람꽃이라 했다니 사실이야 어떻든 정이 가지 않은가.

바람꽃들은 낙엽 사이에 숨바꼭질하듯 흩어져 피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지난 호에 이야기했던 서해의 풍도에서만은 달랐다. 변산바람꽃은 이미 철이 조금 늦은 때여서 염소 목장 사이의 좁은 길로 좀 더 위로 오르니 산등성이에 꿩의바람꽃이 밭을 이루고 반겨주었다. 그 때의 즐거워했을 필자의 모습을 상상해보라! 맛본 자만이 알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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