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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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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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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봄에 피는 꽃들 중 나무에 피는 히어리를 만나보자. 봄을 알리는 노란 꽃나무로는 영춘화, 개나리, 산수유, 생강나무, 히어리 등이 있으며 이들의 공통점은 잎보다 꽃이 먼저 피어 봄이 왔음을 알린다. 특히 히어리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한국특산식물로 3월 중,하순쯤에 노란 꽃이 조롱조롱 아래로 매달려 핀다. 북한에서는 꽃잎이 밀랍(蜜蠟=벌집)처럼 생겼다 하여 납판화(蠟瓣花)라고 부른다고 한다. 히어리를 송광납판화라고도 부르는 데 이는 일제 강점기 일본인 학자가 채집하여 명명한 이름으로 전남 조계산 송광사 부근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하여 송광이란 지명에 납판화가 더해져서 된 왜색(?) 이름이다. 영국에서는 Korean winter hazel이라고 하는데 한국특산식물임을 인정한 듯싶다. 히어리는 순수 우리말이다. 우리말의 어원을 연구한 학자에 의하면 ‘그 해의 봄을 알리는 꽃’의 의미로 ‘해를 여는 꽃’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해(年)+여리(開)→해여리→히어리’가 되었다고 하니 과연 한국특산식물에 걸 맞는 순수 우리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히어리는 경남 남해, 산청군 지리산 법계사, 경기 백운산과 광덕산 등에 드물게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멸종위기식물 2급인 환경부 지정 보호대상식물이다. 필자가 이 귀한 꽃을 만나기 위해 우리 식물 전문가인 자생식물학회 회장님이 일러준 대로 3월 하순경 광덕산 절골계곡과 지리산의 법계사 골짜기를 찾은 적이 있었지만 때를 잘못 맞춘 때문인지 아니면 개체수가 너무 적어서였는지 만나지 못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그토록 만나기 원했던 히어리를 만나게 되었다.
필자의 생일이 이른 봄쯤이어서 여름휴가는 거의 가지 않고 대신 생일 때쯤 봄꽃을 만나기 위해 1박2일 정도로 부부가 지방 나들이를 다녀온 때가 종종 있었다. 어느 해인가는 지리산 온천마을에 가서 온천욕을 즐기고 1박을 하였다. 1박2일의 짧은 일정에 많은 곳을 둘러보려면 서둘러야 했다. 아침 일찍 온천장 바로 윗동네인 산수유 마을을 둘러보고 나와 섬진강변의 매화꽃 길을 거쳐 낙안읍성으로 향하였다. 4차선의 국도를 버리고 구례에서 승주를 지나 낙안읍성으로 가는 고갯길과 굽은 길이 많은 지방도로로 들어섰다. 얼마쯤 달렸을까 굽은 고갯길 옆 언덕에 노란 꽃무리가 보였다. 차를 세우고 보니 그렇게도 만나기 원했던 히어리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이번 여행은 이것 하나만으로 대만족이었다.
지금은 여러 종묘업체에서 묘목을 분양하고 있어 손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히어리는 1~3미터의 그리 크지 않은 키에 이른 봄에 피는 노란 꽃뿐만 아니라 가을의 노란 단풍 또한 아름다워 교회 마당에 한 그루쯤 심어 온 성도가 즐거워하면 창조주 하나님께서도 기뻐하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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