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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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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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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령사인 복수초를 이어 바람꽃, 노루귀가 앞을 다투어 필 때쯤 이에 뒤질세라 피는 꽃 중 하나가 얼레지이다. 얼레지는 숲 속 비옥한 나무 그늘에서 자라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에서 자라고 있는 백합과의 식물은 약 100종이 된다고 하는데, 백합과의 두드러진 특징은 땅속줄기와 비늘줄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백합과에 속한 얼레지 역시 흙을 파보면 가느다랗고 긴 땅속줄기 끝에 비늘줄기를 달고 있다. 잎은 보통 두 장, 꽃줄기 밑에 붙고, 꽃은 10~20cm 내외의 꽃줄기 끝에 한 송이씩 달린다. 땅 위에 바짝 붙은 잎 두 장에 꽃 한 송이. 하지만 한 두 포기가 아니라 무리지어 피기 때문에 장관을 이룬다. 꽃 한 송이만 보더라도 토끼 귀처럼 위로 말린 홍자색의 꽃잎과 안쪽 밑 부분의 W자 무늬가 환상적이다.

필자가 감리사 시절, 지방 내 목사님과 사모님들 중 희망하는 분들과 함께 경기도 수동의 축령산 휴양림으로 산행을 한 적이 있었다. 마침 4월이어서 얼레지가 한창이었다. 모든 분들이 처음 보는 꽃이어서 그 아름다움에 취한 것은 물론, 어느 목사님은 꽃마다 W자 무늬가 일정한 것을 보고 ‘하나님의 창조가 아니라면 어떻게 이렇겠느냐!’고 감탄을 하였다. 그날 그 목사님은 얼레지 꽃에서 하나님의 창조의 신비를 보았고 하나님을 찬양했던 것이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영성이 아니겠는가!

얼레지는 순 우리말로 잎이 얼룩덜룩하기 때문에 붙여졌다고 한다. 얼레지의 꽃말은 ‘바람난 여인, 질투’라고 한다. 왜 그렇게 표현했을까? 눈썹을 말아 올리듯 꽃잎을 올리고 약한 봄바람에도 흔들리는 모습이 남정네를 유혹하는 손짓으로 생각했던가, 아니면 수많은 봄꽃들 중 가장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데에서 ‘질투’라 하였던가?

강원도에서는 얼레지를 채취하여 삶아서 나물로 먹는데, 고추장으로 버무려서 먹으면 약간 단 맛이 나는 것이 식욕을 돋구어준다. 주의! 반드시 하루쯤 물에 담가 우려내어야 한다. 만약 우려내지 않고 먹으면 그날은 장 청소하는 날이다. 거시기를 자주 드나들어야 할 테니까.

얼레지의 번식 방법은 특이하다. 씨앗에 개미가 좋아하는 당분 덩어리가 붙어 있어 씨방이 터져 씨앗이 떨어지면 개미가 물고 집으로 가져간다. 개미는 당분 덩어리만 먹고 씨앗은 흙 속에 버리는데, 버려진 씨앗에서 싹을 틔운다고 한다. 그리고 6, 7년이 지나서야 처음으로 꽃을 피운다고 하니 함부로 채취하면 안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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