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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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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최부자는 여러 가지 선행으로 유명하다. 그 중 기억에 남는 한 가지는 6·25 전쟁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산군이 경주를 에워싸고 지주들을 색출하여 처단하는 과정에서 최부자네는 건드리지 않았다고 한다. 공산군의 논리대로 하자면 지주 중에서도 큰 지주였던 최부자네는 민중의 반역으로 몰았어야 했다. 그런데 왜 지주계급에 대한 증오심으로 가득찼던 공산당이 그냥 지나갔을까.
그동안 최부자네는 곳간을 꽁꽁닫아두지 않았다. 필요한 사람이 있을 때마다 곳간을 열어 주민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었다는 것이다. 수백년 동안 지속되어온 최부자네 가훈 중에는 “사방 100리 안에 굶어주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한 마디로 공산당도 그 “선행”에 감복하였다는 것이다. 흔히 하는 말로 인심을 잃지 않았던 것이다. 몸으로 실천한 선행이 강도들까지도 감동시켰다는 이야기다.
한국 교회는 인심(人心)이라는 면에서 보면 최부자네와 견주어 어떤 상황인가. 교회가 사회에 봉사하는 것을 물량적으로 측정하면 대단하다. 어느 종교단체도 그렇게 하지 못할 정도로 많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 일각에서는 “너나 잘하세요” “당신들이나 복 받으세요”하면서 냉소적인 눈길을 보낸다. 잘 하면서도 무슨 이유로 그런 대접을 받게 되었는가.
F.쉐퍼는 문화변증학(Cultural Apology)을 주장한다. 우리 시대에 전도는 몸, 생활, 삶으로 한느 것이란 깨달음이다. 복음이 문화 속에 녹아져서 몸, 생활, 삶으로 이웃을 섬기게 될 때 복음의 능력도 나타나고, 이웃을 그리스도 예수 품으로 인도할 수 있다는 말이다.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자기 자랑, 자기 의, 특정교회 실적이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우게 하지 말고, 하나님의 영광만이 드러나시도록 하자. “주 앞에서 낮추라 그리하면 주께서 너희를 높이시리라.”(약 4:10) 앞으로 한 세대 정도는 고개숙여 묵묵히 섬겨야할 것이다. 그러면 인심도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이 과연 너희에게 계시도다’ 고백할 것이다(사 4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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