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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이야기 | 고난을 지나 부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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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태화 교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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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대 기독교문화학과추태화 교수 필자는 재직하고 있는 학교로부터 연구년(일명 안식년)을 허락받아 현재 독일 뮌헨에 체류하고 있다. 그래서 이곳 교회들이 사순절을 지키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체험하고 있다. 오늘 아침에 이웃집 정원에 벌써 부활절 달걀을 나뭇가지에 장식해 놓은 것을 보고 부활절을 기다리고 있는 크리스천 가정의 영성을 느낄 수 있었다. 달걀에 그림을 그려 넣기도 하고, 색깔을 예쁘게 입혀 실로 나뭇가지에 매다는 것이다. 푸른 잔디 위에서 바람에 잔잔히 흔들리는 달걀들을 보면 마음속에 부활절을 떠올리게 된다. 이곳 기독교 전통 속에 자리 잡은 생활 영성이 아닌가 여겨진다.

이웃 교회에서는 교회대로 고난절을 준비한다. 필자는 일부러 교회를 방문하여 어떻게 교회절기를 지키는가 살펴보았다. 한 교회는 나이지리아 화가가 그린 그림과 묵상을 성도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아프리카 출신 화가는 “모든 생물이 살 수 있도록 하나님의 창조를 보호하자”라는 주제로 거대한 화폭에 창조, 환경오염, 회복을 주제로 한 그림을 그렸다. 그림은 창세기 1장 31절, 에스겔 37장 등의 말씀을 회화적 상상력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성도들이 받은 작은 팜플렛에는 그림과 그림을 통한 묵상과 기도문이 실려 있어 고난절에 각자가 조용히 의미를 되새기도록 하였다.

또 다른 이웃교회에서는 역시 미술가를 초대하여 예수님이 걸어가신 고난의 여정에 대한 회화를 보여주고 묵상하며 기도하는 시간을 갖고, 그 다음 주는 고난절 오르겐콘서트를 연다는 광고문을 돌렸다.

나는 교회 정원에 앉아 잠시 생각에 잠겼다. 우리 한국교회는 지금 어떻게 고난절과 부활절을 맞이하고 있는가. 기독교문화를 많이 말하지만 깊은 영성이 담긴 기독교 예술을 통해 교회절기를 묵상할 수 있도록 얼마나 활용하고 있는가. 고난과 부활을 생활의 현장에서 묵상할 수 있는 안내문을 얼마나 많은 교회들이 제공하고 있는가. 주일 설교로만 교회절기가 강조되고 끝나서는 안될 것이다. 성도들이 생활 속에서 묵상과 기도로 절기를 살아갈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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