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약방문이란 말이 있다. 일이 벌어진 다음에 해결하기 보다는 벌어질 가능성을 예견하여 미리미리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 일 것이다. 사회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 가족의 어려움은 사회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가족의 건강성을 상실한 이후에 행해지는 사후 서비스 보다는 예방차원의 사업의 필요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가정의 건강성이 침해 받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예방이 필요한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우선 건강한 가정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여러 학자들의 견해를 정리 해보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조건으로 집약할 수 있다.

첫째, 가족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를 배려하고 지지해주며 민주적인 의사소통이 이뤄지는 가족관계의 건강성을 우선으로 뽑을 수 있다.

두 번째는 가족의 문제해결 역량의 건강성일 것인데 이것은 가족에게 수시로 찾아오는 삶의 과제와 위기를 얼마나 협력하여 바람직 한 방법으로 해결해 갈 수 있는가 하는 단결력, 응집력과 가족외부와의 관계 능력 등을 말한다.

세 번째 조건은 가족이 공유하고 있는 가치관의 건강성이라 할 수 있다. 가족이 공통으로 선호하는 바람직한 신념체계를 가족 가치라 하는데 가족이 추구하는 가치관은 가족원으로 하여금 같은 방향으로 상황을 인식하고 이에 상응하는 행동을 하도록 이끌어 준다. 가족가치는 가족이 함께 가족 목표를 만들어 내게 하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이렇듯 가족의 건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조건이 전제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가족의 건강성을 잃지 않도록 하는 최고의 예방책은 무엇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조건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어 놓자는 것이다.

가족생활, 또는 부부생활은 태생적으로 가족의 건강성을 침해하는 사건사고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안심하지 말고 가족의 건강을 챙겨야 한다. 우리 집은 별일 없다고 느낄 때 그때를 놓치지 말고 건강성을 증진 시키는 보약을 먹어 두어야한다.

가트만이라는 부부치료 전문가에 의하면 부부간의 갈등으로 이혼을 생각했으나 이혼에 이른 부부와 이혼 하지 않은 부부의 특성을 비교하여 보았는데 이혼하지 않은 부부는 이혼한 부부보다 이혼해야할 사유가 더 많거나 갈등이 심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에 대해 좋은 느낌, 좋은 기억이 이혼한 부부에 비해 많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는 가족 간의 갈등과 어려움은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지만 평소에 적립해 두었던 서로의 좋은 기억 또는 추억들이 이를 상쇄 시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유래 없는 경제위기의 한파 속에 우리의 가정들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팽팽한 긴장과 원망과 불안이 수시로 우리 가족의 건강성을 위협하고 있다. 어려움을 없애려고 애쓰지 말자. 그것은 그것대로 담담히 받아들이자.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서로에게 좋은 기억, 좋은 추억을 선물해야 한다. 너무 큰돈을 드리거나 T.V 드라마에 나오는 이벤트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30분 일찍 귀가하여 그 30분을 우리 가족의 건강성을 키워내는 곳에 사용하자. 가족이 함께 먹는 저녁식사, 대문 앞 줄넘기 경주, 아내와 나란히 서서하는 설거지놀이, 커피 한잔과 함께 3000원짜리 봄꽃 한 송이 사서 물주고 바라보기.... .

지금 당신이 적립하는 30분은 비록 하루 24시간 중 48분의 1의 분량이지만 이것이 누적 되어 가족의 건강성이 위협받는 고비가 왔을 때 가족 해체와 불행을 막아주는 효자 노릇을 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부평구 건강가정지원센터는 이러한 취지를 널리 알리고 인천시민 모두가 동참하자는 취지로 30/30 캠페인을 연중 실시하기로 하였다. 이글을 읽는 모두가 30/30 캠페인의 홍보대사가 되어 건강한 가정, 행복한 인천이 되었으면 한다.

“30분 이른 귀가는 당신가족의 행복을 30% 이상 충전하여드립니다.”

오늘 귀가시간은 30분 이르게 하기로 지금 결정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