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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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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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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라지 꽃
한 여름 무더위에 보는 사람들을 시원하게 해 주는 꽃이 있다. 도라지꽃이다. 여름의 꽃들이 대부분 붉거나 노란색 등 더운색인데 도라지꽃만은 시원한 하늘색이다. 흰색의 도라지꽃도 있지만, 흰색 역시 순결한 느낌이 든다. 요즘엔 농가 소득을 올려주는 고소득 작물로 도라지가 재배되고 있어 어떤 이는 도라지꽃도 들꽃인가 하고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농가에서 재배하더라도 인공적으로 개량한 원예종이 아니고 자연에서 자라던 그대로를 농가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도라지꽃은 여전히 들꽃이다.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심심산천에 백도라지 한두 뿌리만 캐어도 대바구니가 스리살짝 넘치누나 에헤 에헤요오 에헤 에헤요오 에헤에 야아 에야라 난다 지화자자 좋다 네가 내 간장을 스리살살 다 녹인다’ ‘아리랑’과 함께 우리 민족 깊은 곳에 스며있는 ‘도라지타렴’의 대목이다. 절로 어깨가 들썩거려진다. 이 가사에서도 ‘심심산천에 백도라지’라고 한 것을 보면 도라지의 고향은 산이었고 여름에 산을 찾는 이들을 반갑게 맞아주는 들꽃이다.

어려서부터 천성적으로 자연을 좋아했던 필자는 뒷산을 오르내리며 산나물도 뜯고 도라지도 캐었던 것이 추억으로 남아있다. 산을 오르내리다보면 산 아래쪽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잘 자라는 식물이 있는가 하면 산 중턱 이상의 곳에서 잘 자라는 것들이 있다. 그래서 산 아래에서부터 위로 오르면서 산나물을 뜯게 되면 여러 종류의 나물을 뜯을 수 있었다. 도라지는 산 중턱 이상에서 나뭇가지 사이로 햇빛이 들어오고 모래가 섞인 토심이 깊은 흙에서 잘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런 것을 알고 있는 필자는 여름이면 도라지꽃을 만나기 위해 뒷산에 올라 능선을 따라 걸었다. 도라지타령에서 ‘한두 뿌리만 캐어도 대바구니가 살짝 넘친다’ 하였으니 산도라지가 얼마나 컸기에 그랬을까? 그런 도라지를 한번 캐보았으면…

인삼 못지않은 사포닌을 함유한 도라지는 예부터 기관지염과 호흡기 질환에 민간요법으로 사용되어 왔다. 한방에서는 도라지를 길경(桔梗)이라고 하는 약재로 쓰는데 ‘심신산천에 백도라지’라 하여 백도라지가 더 약효가 있는 것처럼 생각되지만, 꽃 색에 따라 달리 불릴 뿐 약효는 같다고 한다.

우리 민족과 오래 같이 해온 꽃인지라 전설도 많은데 그 중 하나를 소개한다. 옛날 도라지라는 처녀가 동네 오빠를 속마음으로 사랑했는데, 그 오빠가 중국으로 공부를 하러 갔다가 10년 만에 돌아와서 ‘도라지야!’하고 부르는 소리에 너무 반갑고 기뻐서 그만 그 자리에 주저앉아 도라지꽃이 되었다고 한다. 꽃말이 ‘영원한 사랑’이라고 한다는데, 이 더운 여름 하늘색 도라지꽃을 보면서 영원한 사랑을 불태우면 너무 더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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