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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이야기 | 회복되어야할 절기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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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태화 교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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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대 기독교문화학과추태화 교수 신앙생활에서 체험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체험을 강조하다 신앙의 본류에서 다른 곳으로 빠지는 경우도 있기에 그렇다. 종교개혁 이후 기독교는 가톨릭의 미신적 부분을 비성경적, 비신앙적이라 하여 배척했다. 기독교는 행위로 인한 구원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십자가 보혈을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 은혜의 신앙을 가르치기 때문이다. 그렇게 말씀만을 강조하는 신앙관습이 수백 년 흘러 여타 종교가 많은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십자가나 성경을 가슴에 얹거나 절하면 미신 같아서 안 되고, 손을 합치면 불교식 합장 같아서 안 되고, 촛불을 켜거나 향을 피우면 유교식 제사 같아서 안 되고... 결국 기독교는 문화적으로 고유의 문화를 만들 수 있는 여지를 찾지 못하고, 말씀만을 믿는 관념과 머리의 종교가 되어가고 있었다.

독일의 부활절 풍습은 미신스럽다고 할 수 있다. 여러 색깔과 장식으로 치장한 달걀을 나뭇가지에 걸어놓는다(부활절 달걀이라고 부른다). 또는 정원 잔디 한 구석에 토끼 인형을 놓는다(부활절 토끼라고 부른다). 달걀은 알을 깨고 탄생하는 병아리를 통해 부활을 비유하고, 토끼는 다산(多産)을 상징하여 봄에 기원하는 축복이라고 여긴다. 부활절이 대체로 봄과 연계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풍습이 어린아이들에게 미치는 교육적인 면이다. 아이들에게는 부활절을 관념적이거나 교리적으로 이해시키기 어렵다. 어린이들은 상상과 체험으로 대상을 받아들인다. 그러기에 그들에게는 부활절 달걀과 초콜릿으로 만든 토끼가 더 육화(肉化)되기 쉽다. 즉 문화로 교회절기를 깨닫게 해주고 그 안에 예수님의 부활을 이야기해주는 것이다.

우리의 부활절 문화는 어떤가. 한번 진지하게 돌아볼 일이다. 한국 기독교의 미래를 위해서는 교회절기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반성해 봐야한다. 체득화된 문화가 없으면 교리는 관념이 되고, 관념이 된 교리는 금방 잊혀지는게 인간의 한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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