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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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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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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들과 산, 저지대에서 고지대에 이르기까지 어느 곳에서나 만날 수 있는 가을꽃이 억새꽃이다. 가을에 무리지어 하얀 깃털을 날리는 모습이 장관이다. 억새꽃이라고 해야 할까? 억새풀이라고 해야 할까? 봄과 여름에 파랗고 가드란 긴 잎만 있을 때에는 억새풀이 맞을 것이고, 가을에 흰 깃털을 날리며 아름다움을 뽐낼 때에는 억새꽃이라고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모든 들꽃들이 꽃이 없을 때는 풀일 뿐이다. 그렇다고 꽃이 없을 때와 있을 때를 구분하여 ~풀, ~꽃이라고 구분지어 말하지 않는 것처럼 억새도 굳이 구분 지어 말할 까닭이 없지 않을까? 그냥 억새라고 하면 누구든 가을의 하얀 억새꽃밭을 생각할 것이다.

가을이면 전국 곳곳에서 은빛 물결을 이룬 억새축제가 열린다. 이들 중 가장 먼저 유명세를 탄 곳이 정선의 민둥산일 것이다. 민둥산은 그 이름이 말해주듯이 특이하게도 산 정상에 나무 대신 억새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그 넓이가 14만평이나 된다고 한다. 민둥산은 전남 장흥의 천관산, 경남 밀양의 사자평, 경남 창영의 화왕산, 포천의 명성산과 함께 5대 억새 군락지로 꼽힌다. 이 중 6만평의 억새밭을 자랑하는 명성산은 수도권에서 당일에 다녀올만한 거리이다. 이것도 멀다 여겨진다면 서울 상암동의 월드컵공원 안에 있는 하늘공원을 다녀오면 좋을 듯싶다. 대중교통을 몇 번 갈아타는 수고만 하면 쉽게 다녀올 수 있다.

하늘공원은 서울의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곳에 들어선 생태공원이다. 필자가 고등학교시절 샛강과 한강 본류 사이에 넓은 난지섬이 있었다. 당시 필자는 수색에서 살았던 관계로 여름이면 40여분을 걸어 샛강에서 멱을 감기도 하고 조개를 잡기도 했으며 그도 성에 안차면 난지도를 가로질러 걸어가 큰강(한강본류를 그렇게 불렀다)까지 가서 수영도 하였다. 난지도는 오랫동안 퇴적물이 쌓여 된 모래땅으로 주로 땅콩 농사를 짓던 곳이었다. 그러다가 쓰레기 매립장이 되면서부터 샛강도 사라지고 조개도 사라지게 되었을 뿐 아니라, 그곳을 지나려면 쓰레기에서 나는 악취로 코를 막아야 했던 곳이었다. 그 쓰레기가 산을 이룬 곳에 만들어진 공원이 하늘공원이다. 여기에 제주도에서 억새를 옮겨와 심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가을 억새의 명소가 되었다. 하늘공원을 찾는다면 억새만 보려 하지 말고 억새의 뿌리 근처를 살펴보면 연한 홍자색의 별난 꽃을 만날 수 있다. 억새밭에 기생하는 야고라 이름 하는 들꽃이다.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었던 들꽃인데, 제주도의 억새를 옮겨와 심으면서 함께 따라와 하늘공원에서도 볼 수 있게 되었다. 단, 야고를 보려면 9월 말쯤에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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