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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머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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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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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털머위


가을이 깊어지면 들꽃을 보기 어렵게 된다. 서리라도 한 번 맞으면 어제까지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가을의 들꽃들이 고개를 숙여버린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하였던가? 그 뜻 그대로 하면 아무리 아름답고 붉은 꽃이라도 열흘을 넘기기 어렵다는 뜻이리라. 그러나 국화과의 털머위는 다른 국화과의 들꽃과는 달리 피어 있는 기간이 길어서 10월에서 12월에까지 꽃을 볼 수 있으니 산과 들에 나는 들꽃 중 가장 늦게까지 피는 꽃이라고 생각된다. 아쉬운 것은 이 꽃을 보려면 남부지방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털머위는 한국, 일본 원산으로 울릉도와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 섬 지방과 해안에 주로 자라는 상록성 식물로서 꽃이 없는 시기에는 두껍고 푸른 잎이 볼만하다.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제주도와 울릉도가 아닌가 싶다. 제주의 용암이 빚은 돌과 어울린 털머위는 초겨울 제주의 뜰을 가장 제주답게 수놓는 식물 가운데 하나이다. 가을에 울릉도를 찾는다면 해안가 절벽에 가을의 들꽃인 연한 자주색의 해국과 노란색의 털머위꽃이 어울린 것이 장관이다. 꽃말이 ‘다시 발견한 사랑’인 것은 거의 모든 꽃이 사라진 때, 그래서 꿀을 구하기 힘들게 된 벌들에게 얻은 꽃말인 듯, 또는 이제는 들꽃을 볼 수 없겠다고 생각될 그 때에 환하게 웃어주는 들꽃이기에 붙여진 듯싶다.

근래에 와서 중부지방에서도 정원에 심어 가꾸고 있는데 가을에 꽃을 피우고 겨울에는 잎이 얼어 죽고 봄에 새로운 잎이 나오므로 사철 푸른 잎을 보는 것만 기대하지 않는다면 가꾸어볼만하다. 필자의 교회에도 십년 전쯤에 들꽃 가게에서 한 뿌리를 사다 심었는데 해마다 진노랑 꽃을 피우고 포기가 벌어 강화에까지 시집와서 바위틈에서 가을이면 남국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화분에 심어 실내에서 가꾼다면 아파트의 베란다에서도 사철 진한 녹색의 둥글고 큰 잎을 감상하며 꽃도 볼 수 있어 외국에서 들여온 어떤 식물에도 뒤지지 않다고 생각된다. 독자들 가정에서도 한 포기쯤 가꾸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우리 것이니까.

봄에 잎을 나물로 먹는 머위가 있다. 털머위는 잎이 머위와 비슷하면서 줄기와 잎의 뒷면에 연한 갈색 털이 많이 났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봄에 피는 머위 꽃은 털머위와는 전혀 다른 모양이다. 또 북한에서는 말곰취라고 한다는데, 이는 곰취의 꽃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말’자가 붙은 것은 그 잎과 꽃이 곰취보다 넓고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머위는 봄에 즐겨 먹는 나물인데, 털머위는 독성이 강하여 나물로 먹을 때는 주의를 요하는 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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