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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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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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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는 장미과의 덩굴성 떨기나무(灌木)로 전국의 그리 높지 않은 산기슭의 양지바른 곳이나 골짜기, 냇가 등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들꽃이다. 가시가 많아서 ‘가시나무’, 들에 피는 장미라 하여 ‘들장미’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5월쯤에 햇가지 끝에 흰색 꽃을 피우며 열매는 가을에 붉게 익어 들꽃을 보기 힘든 겨우내 달고 있어 보는 이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오늘 만나는 녀석은 바로 얼음 꽃을 뒤집어 쓴 겨울의 열매다. 겨울이라고 맹추위만 계속되는 것이 아니다. 기온이 영상으로 오르는 날이면 먼저 내린 눈이 녹으면서 공중의 습도를 높여준다. 그러면서 밤사이 기온이 영하로 살짝 내려가는 듯싶은 날 밤이면 공중의 습기가 열매에 들러붙어 특별한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연출자는 하나님이시다. 정말 멋지지 않은가!

이름이 왜 찔레일까? 가지에 가시가 많아서 찌르기 때문에 ‘찌르네’에서 찔레가 되었다고 하는데 이런 내력도 있다. 부끄러운 역사이지만 고려 때 몽골에 조공을 바쳤던 때가 있었는데 처녀들도 바쳤다고 한다. 몽골로 끌려간 처녀들 중 찔레라는 소녀가 있었는데, 그곳에서의 생활은 그다지 고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찔레의 고향과 부모에 대한 그리움은 무엇으로도 달래 수 없었다. 10여년의 세월이 지난 어느 날 찔레를 가엾게 여긴 몽골의 주인은 찔레를 잠시 동안 고향에 다녀오도록 허락했다. 고향에 돌아온 찔레는 살던 집을 찾았으나 옛집은 빈터만 남고 잡초만 무성하였다. 가족들을 찾아 부르며 여기저기 헤매었지만 찾을 수 없었다. 가족들을 찾지 못한 찔레는 몽골로 다시 돌아가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고향집 근처에서 죽고 말았다. 그 후, 그녀가 가족을 찾아 헤매던 골짜기 개울가마다 그녀의 마음이 흰 꽃으로 피어나 찔레꽃이 되었고 피눈물은 열매가 되었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 말고도 찔레꽃은 우리의 생활과 매우 가까운 꽃이다. 필자의 어린 시절 봄에 나물바구니를 끼고 산에 오르다가 튼실하게 자란 찔레나무 새순을 꺾어 껍질을 벗기고 줄기를 먹으면서 간식으로 삼았고, 또 꽃잎을 따서 입에 넣으며 입 안 가득 퍼지는 향기에 취하기도 하였던 어린 때를 기억한다.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 배고픈 날 가만히 따 먹었다오 / 엄마 엄마 부르며 따 먹었다오’ 먹거리가 귀하던 때를 기억케 하는 노래의 가사이다. 구황식물이었을 찔레가 요즘은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봄철 어린 순으로 장아찌나 샐러드를 만들어 먹으면 훌륭한 보약이라고 한다. 올 봄에는 필자도 찔레 순을 먹어보리라 벼르며 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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