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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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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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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4일이 우리나라 절기로 입춘이었다. 산야는 아직 차가운 기온과 얼어붙은 눈 속에 봄기운을 만나기는 힘들어보였다. 강물은 아직 꽁꽁 얼어붙어있고 나무는 앙상한 가지를 하늘로 드리우고 있다. 어디에서 봄을 만날 수 있단 말인가. 그래도 사람들은 토요일과 주일로 이어지는 주말에 북, 장고를 치고 꽹과리를 울리며 입춘을 맞이하고 있었다. 이름하여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봄을 맞으니 대문을 활짝 열고 성서(聖瑞)로운 기운을 받아 좋은 복 많이 누리라는 기원이다. 신명나는 일이기는 하다.
이 풍경 속에서 곰곰이 생각해 본다. 밖에는 온통 추위에 만물이 얼어붙고, 사람의 마음까지도 움츠려 들지만 입춘은 사실 땅 속에서 시작된다. 아무리 동장군 기세가 거세다고 하더라도 봄기운은 이미 땅 속에서 움트기 시작한 것이다. 대세는 판가름 났다. 겨울은 이미 그 기세가 꺾이고 봄의 시대에 돌입한 것이다. 만약 한두 번 추위가 온다한들 그것은 겨울의 앙탈정도일 뿐이다. 시대의 도도한 흐름은 이미 판도가 바뀐 것이다.
이 입춘 절기에 하나님의 섭리와 역사를 다시 묵상해 본다. 강추위와 폭풍 한설이 몰아치듯 세상은 아직 겨울 속에 있을 수 있다. 죄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사람들의 낙심과 절망, 원망, 원성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보인다. 시인 하이네가 조국 독일을 <겨울 동화> 라고 불렀거나, 양성우 시인은 <겨울공화국>이라고 군부 독재시대를 냉철한 눈으로 바라보았지만, 입춘은 이미 그 겨울의 상징이 꺾였다고 합창한다. 루이스는 <나니아 연대기>에서 마녀의 주술에 의해 눈으로 뒤덮인 나니아 땅이 아슬란의 귀환으로 봄이 오는 풍광을 묘사했다.
봄을 맞는 절기에 이렇게 목청껏 노래해야겠다.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하여 큰 일을 행하셨으니 우리는 기쁘도다.”(시 126:3) 올해 창조주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들을 위해 큰 일을 준비하셨다. 지금도 이루어 가신다. 얼음장 속에 스며올라오는 봄, 생명의 온기를 바라보라고 말씀하신다. 봄과 함께 더 전진하라고 말씀하신다. 그러니 어찌 웅크리고 있을 것인가, 이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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