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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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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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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엔 실내에서가 아니면 꽃을 보기 어렵다. 들꽃은 더욱 그렇다. ‘들꽃’ 하면 흔히 풀꽃을 생각하지만 산과 들에서 절로 자라면서 꽃을 피우는 것이라면 풀꽃과 나무에 피는 모든 식물의 꽃을 포함한다. 풀꽃 종류의 들꽃들은 추위에 움츠러들어 겨울동안 자취를 감추지만, 나무 종류 중에는 열매로 아름다움을 뽐내는 것들이 있다. 오늘은 그 중 하나인 돈나무를 만나보자. 돈나무의 꽃은 5~6월에 피지만 가을부터 열매가 익기 시작하여 겨울 동안 빨간 씨앗이 담긴 열매를 달고 있어서 꽃을 대신한다.

요즘 화원에서 인기 있는 관엽식물(잎을 관상하기 위한 나무) 중 하나가 금전수인데 흔히 돈나무로 통한다. 잎이 동전처럼 둥글어 집안에 들여놓으면 돈이 들어온다는 속설로 해서 부자 되라고 축하 분으로 많이 선물하는데 오늘 만나는 돈나무는 이 금전수와는 전연 다른 나무이다. 금전수는 대만산으로 밖에서는 겨울을 날 수 없다. 그러나 돈나무는 우리나라 원산으로 남부지방의 바닷가나 산기슭에서 자생하며 겨울에도 잎이 푸른 상록의 키 작은 나무이다. 밑동에서 많은 가지가 갈라져 둥그렇게 자라 수형이 아름답고 잎이 두툼하며 광택이 나서 이것만으로도 외국에서 들여온 어떤 관상수보다 결코 뒤지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꽃과 열매를 즐길 수 있으니 금상첨화가 아닌가? 우리나라 남부 수종이기 때문에 아파트 베란다라면 중부지방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하나님께서 대만 사람에게는 금전수를 주셨고 우리에겐 돈나무를 주셨는데 금전수는 알면서 돈나무는 모른대서야 하나님께 죄송한 일이 아닌가?

돈나무의 꽃은 5~6월에 가지 끝에 피는데 처음엔 흰색이었다가 연한 노란 색으로 변한다. 꽃이 지고 열매를 맺는데 구슬 같은 열매는 가을 내내 충실히 익어서 겨울이면 연녹색의 열매가 3개로 갈라져 빨간 속살을 드러낸다. 녹색의 잎을 깔고 앉은 빨간 씨앗은 한참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음이 젊어질 만큼 정열적이다. 그런데 잎과 꽃, 열매가 아름다운 것과는 달리 꽃 이름의 내력을 알면 좀 거시기하다. 제주도 사람들은 돈나무를 ‘똥낭’ 즉 ‘똥나무’라고 불렀다고 한다. 꽃의 향기와는 달리 뿌리에서는 역한 냄새가 나기도 하지만, 꽃이 지고 난 다음 겨울의 빨간 씨앗에는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있어서 온갖 곤충들이 모여드는데 특히 파리가 많이 날아들어서 ‘똥낭’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한 일본인이 제주도에 와서 이 돈나무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이름을 묻게 되었는데, 된소리에 약한 일본인인지라 ‘똥’자를 ‘돈’자로 발음하게 되면서 돈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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