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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에 접어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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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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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력으로 1월 6일은 현현절(Epiphanie)로서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죄인인 인간에게 그의 얼굴을 처음 보이신 날”이라는 의미이다. 말씀이 육신으로 성육신 하신 예수 그리스도, 아기 예수께서 동방에서온 박사들, 목자들에게 처음 그 모습을 드러내신 날이다. 거룩하신 예수, 구원자로 오신 그 분께서 비천한 곳에서, 비천한 자들에게 자신을 드러내신 것이다.
이 날은 인간에게는 무한한 은혜와 축복의 날이지만, 예수께는 정작 ‘신적 운명’의 날이라 하겠다. 왜냐하면 성육신은 하나님의 독생자께서 구원역사를 위해 인간의 자리로 오시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왕이신 그분이 천한 몸으로 오신 것이다. 그리고 구원사역을 위해 가셔야 하는 길은 고난의 길이었다. 그러기에 현현절은 전율하지 않을 수 없는 깊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교회사는 현현절 이후 사람들이 먹고 마시면서 본격적으로 다가오는 메시야의 고난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고난과 부활을 준비하는 사순절이 시작되면 금식하고 절제해야 하기에 그전에 충분히 먹고 마시고 떠들면서 인간의 희노애락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른바 카니발 축제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 카니발은 2012년의 경우 2월 21일, 화요일에 절정과 함께 끝이 난다. 오늘까지 세계기독교문화권에서는 카니발의 이름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이슈로 실컷 풍자하고 바보만들고 비틀면서 웃음과 비웃음을 자아냈다. 패러디는 정신의 유희를 즐길 줄 아는 인간의 놀이이자 게임이다. 이 유희를 통해 인간은 가슴의 묵은 때를 씻어내기도 하고 갈등을 해소하기도 하고 문제 해결에 비법을 찾기도 했다.
유희와 축제가 이제 끝난다. 2월 22일은 수요일이다. 광란의 축제가 지난 아침은 그야말로 정막이 감돈다. 인간의 질퍽한 놀이는 언젠가 끝이 난다는 준엄한 심판을 의미한다. 까불며 놀던 이들은 정신이 번쩍든다. 아, 인간은 이렇게 유한한 존재이구나. 그때야 인간 안에 숨어있는 치명적 죄를 깨닫는다. 종소리가 들려온다. 그제서야 무릎을 꿇는다. 속죄의 시간임을 알리는 것이다. 이름하여 성회수요일. 머리에 재를 뿌리며 죄를 애통해 하는 절기에 돌입하는 신호이다. 이번 사순절에는 역사적 전환점에 서있는 이 나라를 위해 더욱 깊은 경건과 절제에 들어가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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