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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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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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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이 깊어가고 있다. 들판에는 비바람이 불어온다. 남녘에서 불어온 순풍에 얼어붙은 대지가 녹아내린다. 산천초목이 촉촉이 비에 젖는다. 산불감시원의 입가엔 오래간만에 안도의 숨이 서린다. 얼마나 긴장했던가. 겨우내 건조했던 숲에 작은 불씨라도 붙으면 순식간에 초토가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절절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데 봄비가 내리는 것이다. 동토(凍土)를 녹이는 봄의 단비다.
본회퍼는 우리 시대를 예견했나 보다. 1930년대 나치의 독재와 만행을 고발한 시대의 선지자 본회퍼 목사는 그의 책 <제자도>(어느 책은 <나를 따르라>로 번역했다)에서 이렇게 선포하고 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은 고난을 받으시는 그리스도와 결속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의 고난은 낯선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순수한 은혜와 기쁨이다... 십자가를 지는 것이야말로 고난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사실이 그들에게 입증되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은 누구나 십자가를 져야한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가 친히 십자가를 지셨기 때문이다...
오직 십자가를 짐으로써만 그는 고난을 극복하고 승리하게 될 것이다. 그의 십자가는 십자가를 극복하는 길이었다... 그(예수)가 잔을 마시는 바로 그 순간에 잔은 그에게서 지나갔다. 예수는 세상의 고난을 극복하기를 원하였다. 그러므로 그는 고난의 대가를 완전히 지불해야 했다. 물론 고난은 항상 하나님의 멀어짐이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의 사귐 가운데서 고난은 고난을 통해 극복된다. 하나님과의 사귐은 바로 고난 가운데서 선사된다...”
우리는 사순절 기간 동안, 금식과 절제를 하면서 예수의 고난에 조금이나마 동참해보려 한다. 하지만 이것도 은혜로 해야 한다. 내 힘과 의지로 할 경우 자칫 금욕주의나 자기의(義)에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계속되는 사순절 기간에 더욱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며 주님이 받으실만한 심령이 되도록 겸손히 무릎 꿇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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