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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싹트는 부활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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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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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미국 태생으로 귀화)이 낳은 현대 최고의 문화인, 지식인 중의 한명으로, 기독교문학 작가로 후대에 이름을 남긴 T.S.엘리엇은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노래했다. 그의 서사시 <황무지>는 그에게 노벨문학상이라는 영예를 안겨주었지만 속마음은 자신이 자라온 대지와 문명에 대한 통렬한 비판의식이 스며있다. 엘리엇에게 서구 문명은 세계 그 어느 곳보다 화려한 문화를 자랑하는 곳이다. 그런데 그 아름다운 정원에서 참혹한 전쟁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1차 세계대전과 같은 야만과 폭력이 난무하다니... 엘리엇에게 이해가 되지 않았던 점은 아군과 적군이 모두 기독교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질문한다. 기독교는 무엇인가? 아니 신은 어떤 분인가? 신앙인들은 도대체 어떤 이들인가?
엘리엇은 노래한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우리에게 4월은 4·19 혁명이 있는 달이다. 엘리엇과 유사한 점은 그로 인해 절망을 배웠다는 것이다. 4·19의 전제는 절망이다. 역사에 대한 좌절, 미래에 대한 암울한 그림, 현재에 대한 분노, 그것이 혁명의 밥이다. 혁명의 그늘이다.
그러나 그 그늘 뒤에는, 엘리엇이 들여다 본 싹은 어두운 대지 밑에서 비를 머금고 두터운 대지를 뚫고 나온다. 희망의 싹이다. 전쟁의 포화가 채 가시지 않은 땅 밑에서, 전우가 흘린 피가 채 마르기 전에, 라일락 뿌리가 물을 머금고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이다. 살상의 잔인함도 잠시 희고 흰 백색의 꽃을 피울 라일락이 솟아오르려는 것이다. 바람이 불고 역겨운 전쟁의 악취가 사라지면 꽃들은 봄의 잔치를 벌일 것이다. 봄과 함께 부활의 축제를 펼치려는 것이다. 아, 인간의 욕망과 열정은 얼마나 허무했던가. 죄와 어둠의 난장이 끝나고 이제는 생명의 잔치에 들어가야 할 시간이다. 부활의 주님께 머리를 숙이며 영광을 돌려야 할 시간이다. 포탄에 상처 난 대지를 감싸 안으시고 포옹하시는 주 예수께 찬양을 돌려야 할 시간이다. 그리고 모든 피조물들에게 “하나님은 사랑이시다”고 선포해야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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