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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도리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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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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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의 꽃 소식이 저만치 물러가고 바람꽃, 현호색의 꽃도 그 아름다움을 잃어갈 즈음 산을 오르는 길에 가랑잎들이 쌓인 곳에서 심장형의 제법 넓은 잎이 소복이 난 식물을 만나게 된다. 족도리풀이다. 그냥 서서 걸으면 꽃은 보이지 않고 그저 풀포기로만 보인다. 그래서 들꽃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보통은 꽃대 끝에 꽃이 달리는 것인데 이 녀석은 무성한 잎 아래에 땅바닥에 바짝 붙다시피 하여 꽃이 달리기 때문에 아는 사람만 알고 일부러 자세를 한껏 낮추어 엎드려야 볼 수 있는 꽃이다. 꽃의 생김새가 옛날 결혼식에서 신부가 머리에 쓰던 족두리를 닮았다 하여 족두리풀에서 족도리풀이라고 이름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식물들이 꽃을 피워 수정을 하는 방법에는 바람의 도움을 받거나 곤충의 도움을 받는 것 등이 있는데 족도리풀이 땅바닥 가까이 붙어 꽃을 피우는 것은 날아다니는 나비나 벌 등의 곤충 대신 땅위를 기어 다니는 개미나 곤충들의 도움을 얻어 수정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족도리풀의 꽃은 특별한 냄새로 곤충들을 불러들인다고 한다. 필자는 제법 많은 종류의 선인장을 가꾸어 본 경험이 있는데, 별 모양을 하고 꽃의 색이 검은 자주색의 꽃을 피우는 종류가 있었다. 꽃이 피고 이틀쯤 지나서 보니 꽃 안에서 벌레들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구더기였다. 놀라웠다. 어떻게 이런 일이? 나중에 금파리들이 알을 슬었다는 사실과 꽃이 화려하지 않은 대신 동물의 사체에서 나는 냄새로 금파리를 불러들여 수정을 이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족도리풀의 꽃도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수정을 이루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족도리풀 종류를 보면 꽃의 색이 대부분 검은 자주색인데, 영종도에서 발견되었다 하여 영종족도리풀로 부르는 종류는 녹색이다. 재벌 건설회사에서 골프장을 만들려다 시민들의 반대로 시민공원을 만들게 된 계양산 북면 자락에도 이 영종족도리풀이 한 포기 있는 것이 인천녹색연합 임원이 발견하였었다. 이런 희귀식물의 보존을 위해서라도 산을 마구잡이로 개발하는 일은 삼가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강화도에도 자라고 있는 것으로 기록에는 나와 있는 데 강화에 살고 있는 필자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좀 더 부지런히 찾아보아야겠다. 육지의 것과 달리 제주도에는 잎이 진한 녹색 바탕에 흰색 무늬가 있는 개족도리라고 불리는 것이 있는데 우리나라 특산 식물이다. 한방에서는 매운 맛이 나는 뿌리를 세신(細辛))이라 하여 기침이나 가래를 없애는 약재로 쓰이는 귀한 약초이다. 신부의 족두리를 닮아서인지 꽃말은 ‘모녀의 정’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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