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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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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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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전 홍천군 내면의 한 산골짜기로 들꽃을 찾아간 적이 있었다. 필자의 교회 한 권사가 친정 동네인 내면의 부모님 산소 곁에 복주머니란이 군락을 이루어 핀다고 하였다. 귀가 솔깃했다. 말만으로는 그 곳을 찾기 어려울 것 같아 권사님의 아들에게 함께 가자고 부탁했다. 대학에 다니던 그 청년이 월요일에 마침 수업이 없는 날이었고 필자도 가장 자유로운 날이었기에 새벽기도를 마치고 일찍 길을 나섰다. 어렸을 적 어머니를 따라 갔던 기억을 더듬으며 그리 어렵지 않게 외할아버지 산소를 찾아내었다. 이제는 근처에서 복주머니란을 찾는 일만 남았다. 그 때가 한창 복주머니란이 필 즈음(5월 중순경)이었는데 하나도 눈에 띄지 않았다. 대신 골짜기에 물기가 많아 보이는 곳에 녹색의 둥글넓적한 잎을 바탕으로 노란 꽃들이 웃고 있었다. 처음 만나는 들꽃이었다, 꿩 대신 닭이라고 반가웠다. 뒤에 이것이 동의나물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동의나물과의 첫 만남은 이렇게 이루어졌다. 그 뒤로는 깊은 산 여기저기에서 동의나물이 눈에 들어왔다. 사람 관계도 관심을 가지면 그 사람이 보이고 무관심하면 그가 아무리 잘해도 보이지 않는 것 같다. 하나님과의 관계도 마찬가지, 하나님께 마음을 두는 만큼 하나님은 보이기 마련이다.

동의나물은 키가 큰 경우에는 50cm 정도까지 자라며 한국 전역에서 자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특별히 깊은 산 숲속의 그늘진 곳 또는 늪지대나 산골짜기 습지에서 자라는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서 물을 좋아하는 식물이다. 잎은 쌈으로 먹는 산나물인 곰취를 닮았으나 곰취 보다는 작아서 5~10cm 정도로 그 모양이 전체가 둥글면서 한쪽이 ‘V’ 자 모양으로 패여서 이런 잎 모양을 심장형이라고 하는데, 이 잎을 따서 동그랗게 접으면 그 안에 딱 물 한 모금이 담기는데 여기에서 물을 담는 ‘동이+나물’에서 동의나물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꽃이 피기 전 둥그런 잎사귀에 꽃봉오리가 맺힌 모양이 물동이를 이고 가는 여인의 모습을 닮았다 해서 역시 ‘동이+나물’에서 동의나물이 되었다고도 한다. 꽃 이름의 유래를 듣고 보면 우리의 정이 담겨있는 들꽃이다. 이 밖에도 잎의 모양이 말발굽을 닮았다 하여 마제초(馬蹄草). 동의나물이 물가에 자라는 데 사방으로 잎줄기가 길게 뻗어 나온 뒤에 잎이 붙어 있는 모습을 보고 ‘물 속에서 올라오는 여덟 개의 뿔’이란 뜻으로 수팔각(水八角)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름에 나물 자가 들어 있으니 먹을 수는 있으나 잎 모양이 크기만 작을 뿐 곰취와 비슷하여 곰취인 줄 알고 날로 쌈을 먹었다가는 독성이 있어 구토와 설사를 일으키기 때문에 끓는 물에 삶아 독성을 우려낸 후 묵나물로 먹어야만 한다. 그러나 독이 나쁜 것만은 아닌 것은 이 독성 때문에 좋은 약재로 이용되기도 한다.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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