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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사와 함께 하는 들꽃 여행.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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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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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전의 일이다. 교회 성도 몇 사람과 함께 강화의 마니산에 오른 적이 있었다. 우리 일행이 산을 오르기 시작하여 얼마쯤 올랐을 때 뒤에 몇 명의 일행인 듯싶은 이들이 서로 누가 먼저 오르나 내기라도 하듯 허둥거리며 올라오고 있었다. 손에는 커다란 자루를 하나씩 들고 무언가 찾는지 두리번거린다. 그러다가 한 사람이 귀한 것을 발견한 듯 얼른 땅에 엎드려 무엇인가를 뜯어 자루에 담고 있었다. 필자도 산나물이라면 좀 아는 편인데, 산나물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은 눈에 띠는 것이 없는데 도대체 무얼 뜯는 것일까? 궁금하여 물어보니 이름도 없이 그냥 약초란다. 그 사람들이 뜯은 것을 보니 노루발풀이었다. 저렇게 여러 사람이 훑어가며 싹쓸이를 하면 노루발풀이 남아나는 것이 없겠구나 하며 걱정이 되었다. 어떤 식물이 몸에 좋다 하는 소리를 들으면 얼마동안은 그 식물들은 수난을 당하기 마련이다.

노루발풀은 겨울 동안에도 녹색의 잎이 땅에 얕게 깔려 살아있는 여러해살이풀로서 산지의 그늘에서 자라는 풀로 산에 오르며 나무 밑을 살펴보면 어렵지 않게 만나지는 들꽃이다. 이른 봄에 꽃이 피며 그 잎이 노루의 귀를 닮았다 하여 노루귀라 이름 붙여진 것처럼 노루발풀은 땅에 붙어 있는 둥그스름한 잎이 노루의 발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또는 노루나 사슴이 즐겨먹는 풀이라 하여 노루발풀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도 하는데 이는 아마도 이 풀의 약초 성분 때문에 만들어진 이야기인 것 같다.

노루발풀은 6월에서 7월에 걸쳐 꽃대를 올려 황백색의 꽃을 피우는 데 앙증맞은 모습이 더욱 정감이 간다. 키가 20 여cm 내외에다 꽃이 아래를 향하고 있어 사진에 담으려면 최대한 자세를 낮추어야 한다. 겸손한 사람에게만 얼굴을 보여주는 들꽃이다.

필자가 봄에 노루발풀이 소담하게 자라는 것을 보아둔 곳이 있어 6월 초에 산을 올랐다. 강화 덕하리의 한 작은 산이었다. 기대에 부풀어 올라갔는데 보아두었던 그 자리에 보이지 않았다. 가뭄 탓에 말라죽은 것일까? 아마도 약초 대접을 받아 뽑혀간 것일 것이리라. 능선을 따라가며 눈을 크게 뜨고 나무 그늘 밑을 살펴보지만 보이질 않는다. 40여 분만에 정상에 올랐다. 산 아래에선 이미 져버린 엉겅퀴가 예쁘게 피어 있었다. 이 녀석들을 만난 것만으로 기쁘게 생각하고 내려오는데 올라갈 때는 보이지 않던 노루발풀이 있었다. 꽃이 좀 부실하기는 했어도 그나마 만난 것이 다행스러웠다. 노루발풀의 약효를 말하면 너도 나도 다 뜯을까보아 걱정되어 한 가지만 이야기하련다. 산에 갔다가 풀에 베이거나 뱀이나 독충에 물렸을 경우 노루발풀의 잎을 으깨어 즙을 내어 바르면 피가 멎고 통증이 완화된다고 하니 산행에서 응급처치 중 하나로 알아두면 좋을 듯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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