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정

문화 분류

세상을 담는 영화가 있는 공간, 제8회 인천여성영화제

작성자 정보

  • 이리라 기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용산참사의 진실 파헤치는 <두 개의 문> 개막작 선정
GV와 씨네토크 통해 관객과 함께하는 소통의 장 마련

개막작 <두 개의 문>을 비롯해 총 40여 편의 국내외 장단편 영화들을 상영하는 제8회 인천여성영화제가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 동안 영화공간주안에서 열린다. 제8회 인천여성영화제를 드러내는 대표 이미지는 ‘실뜨기’하는 손이다. 실뜨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놀이이고, 나에게서 타인으로, 타인에게서 나로 끊임없이 연결되는 놀이이다. 마치 실뜨기처럼. 영화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만나는 공간, 그런 세상을 담는 영화가 있는 공간, 실뜨기 같은 공간이 바로 인천여성영화제이다.
이번 인천여성영화제는 3년 전 용산참사의 진실을 파헤치는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을 개막작으로, 단편애니메이션 <희망버스, 러브 스토리>와 다큐멘터리 <깔깔깔 희망버스>을 폐막작으로 선정했다.
주민 5명과 경찰특공대 1명의 사망이라는 끔찍한 사건의 가해책임은 대법원까지 가서도 끝내 밝혀지지 않은 채 외려 주민들이 구속도 지금까지도 복역 중인 2009년의 용산참사는 그만큼 폭력적이고 비상식적인 대한민국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참사이다.
그러나 <두 개의 문>은 피해자임에도 징역살이를 해야 하는 주민들의 억울함이나 사건 당일 진압의 폭력성, 남아 있는 유가족들의 아픔 등, 보통 이런 사건의 다큐멘터리라면 당연히 그럴 것이라 생각하는 부분에 그다지 집중하지 않는다. 대신 그날 죽은 6명 중 한 명인 경찰특공대의 입장에서 그날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다. 농성과 진압이라는 첨예하고 분명한 적과 아의 대립구도에서 용산 철거민들의 반대편에 있는 경찰특공대의 시선으로 용산참사를 들여다보기란, 사실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적과 아의 대립구도에서 용산 주민 입장에서는 분명한 가해자인 경찰특공대 대원들의 목소리를 담은 이 다큐는,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말도 안 되는 폭력상황이 가능하게 했던 구조의 문제, 국가폭력의 문제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그리고 여성감독들이 만든 <희망버스, 러브스토리>와 <깔깔깔 희망버스>는 ‘투쟁’을 다룬 여느 작품과는 확연히 다른, 여성적 감수성이 뚝뚝 떨어지는 작품들이다.
작년 한 해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의 김진숙 지도위원과 그로 상징되는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를 보내는 대중들의 희망버스는 이전의 노동자투쟁, 연대투쟁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일사불란함보다는 자유분방함이, 결연함보다는 유쾌함이 지배했다. 연대의 형태 역시 이전의 조직된 집단보다는 개인 혹은 개인들로 구성된 다종다양한, 얼핏 보면 아이돌 팬클럽 같기도 한 집단의 연대로 바뀌었다.
작년 한 해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가족을 지원하는 ‘와락’캠프나 85호 크레인을 응원하는 희망버스 릴레이를 보며, 모두가 절망하는 시대 유일하게 희망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보살핌의 연대’라 생각하고 8회 인천여성영화제의 폐막작은 바로 그 ‘보살핌의 연대’가 만드는 희망을 뭉클한 감동으로 느낄 수 있는 작품들로 선정해 상영한다.
또 영화가 끝난 뒤에는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감독과의 대화’와 ‘씨네토크’가 진행된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14회의 감독과의 대화와 4회의 씨네토크 그리고 이주여성영상제작 워크숍, 어린이영상제작 워크숍, 장애여성 나를 외치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번 인천여성영화제에서는 인천여성영화제에서 진행한 여성영상미디어제작워크숍 ‘아줌마의 바람난 카메라’ 참여자들의 작품 외에도 인천의 어린이, 장애여성, 이주여성 등 다양한 당사자들이 직접 만든 워크숍 작품들을 상영한다. 프로와 아마추어, 감독과 관객의 경계를 오가는 당사자들의 목소리는 ‘지역’의 ‘여성’영화제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이다.
영화를 즐기는 축제답게 관객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관객카페가 마련되어 있고, 그곳에서 상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토요일 오후에는 아마추어 음악가들의 공연을 볼 수 있는 ‘틈 콘서트’가 열린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

최근글


인기글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