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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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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상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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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가 절실하다.
업무를 쉬는 것이 아니라 몸을 쉬어주어야 한다.
점점 낡아지는 몸이 자꾸 보챈다. 여기저기 불편함을 호소하며 소리를 질러댄다.
오십년 넘게 부려먹었으니 휴가를 달랜다.
보약도 요구하고 가끔 반항도 불사, 한술 더 떠 휴업까지 시킨다. 약국으로 달려가 몸살약으로 달래지만 몸은 그것만으로는 만족치 못하고 더 이상을 청구한다.
아! 이러다 안 되겠다. 휴가를 줘야한다. 몸에게... 그리고 요즘 늘상 삐그덕대며 힘겹게 가동되는 정신, 슬로우로 돌아가는 듯 어눌한 정신도 쉬어주어야 한다.
이러다 건망증이 심해져서 집에 간다는 게 관공서나 음식점으로 가면 어쩌나?
오랜만에 만난 지인에게 첨 뵙겠다며 엉뚱한 인사로 분노를 사면 어쩌나?
공휴일에 번개같이 일어나 출근준비하며 허둥지둥 가방 들고 나섰다 어정쩡 다시 집으로 들어서며 식구들에게 빈축사면 안되지... "엄마 왜 그래?"
쉰다는 것을 사치하게 여겼던 때도 있었다. 여러 가지 역할들을 소화해내는게 내 몫이라 여겼던 젊은 날들, 그러고도 늘 자책감에 시달렸던 때.
집에서는 제때 퇴근 못해 늦으막히 들어서는 때부터 미안하고
아이들에게 꼭 엄마가 필요한 때마다 뭔가가 중복되어 필요를 채워주지 못하고
직장에서는 워킹맘의 애로를 다 표현할 수 없다가 업무가 부진할 때마다 집과 연관되어 씁쓸하고
교회에선 선데이 신자, 충성된 일군 되지 못해 죄책감...
이래서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오십대는 한계적 피곤함을 느끼는 나이, 신체의 요구에 손을 들어야 하는 때가 온 것 같다.
쉰다는 것이 휴식이상이요, 사치는 결코 아님을 체험한다. 주님이 한주일하고 하루 쉬셨지 않은가? 휴가는 바로 re-creation인 것이다!
공감하는 카피 한구절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일에서 떠나라!
일에서 떠나 있는 동안 일의 동력이 아닌 쉼의 동력을 체감한다.
재생산, 재창조, 새로움, 활력을 얻으라!
recreation은 떠남의 미학을 말한다. 이제껏 살아온 패턴에서 떠남으로 더 넓게 보고 더 많은 것을 느끼며 더 새로운 것을 얻는다.
정신조차 단순함을 사랑하여 몸의 쉼과 같이 휴식을 부른다. 마음을 re-new하기위해 휴가가 필수적이다.
휴가는 전투적으로 치열하게 노동의 가치를 실현하는 현대인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 값어치로 따지자면 한해 농사, 한해 소득의 반의 값어치를 매길 수 있는 생산적 시간이며 창조적 기간임이 확실하다.

휴가가 꼭 필요하다.
몰려오는 많은 업무들, 늘어만 가는 과제를 해결하기에 버거운 삶의 현장, 쉬고 싶지만 쉴 수 없는 고충 속에서 휴가가 필요하다.
SNS시대를 살면서 그에 따라가지 못하는 중년, 자꾸만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는 지식 저장고도 이미 노령화이전에 증발되어 채워 넣지 않으면 폐기처분될 위험과 은근한 협박과 불안증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정신건강에도 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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