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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마디 양심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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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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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르지오 망가넬리


망가넬리(G.Manganelli, 1922-1990)는 이태리 출신이다. 그는 작가, 방송 칼럼니스트로서 활약하면서 행동주의(activism)에 기반한 작품을 집필하면서, 자신의 비평적 문예이론을 행동으로 옮긴 실천적 작가이다. 프랑스로 예를 든다면 앙드레 말로와 같은 궤적의 삶을 살았다. 그가 남긴 글 중에서 우리 마음속에 각인된 한 마디가 있다. "세상에 기아로 죽어가는 아이가 있는 한, 문학을 한다는 것은 죄악이다."
단순하게 보면 이 문장은 멜랑콜리하다. 유약한 감정이 충만해 보인다. 도시적 동정심이 짙게 풍긴다고도 할 수 있다. 기아와 문학이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굶는 아이와 예술이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인가! 오히려 문학이 기아선상에 있는 아이를 도와줄 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예술은 박수를 받을만하지 않는가!
망가넬리의 의미는 사실 더 깊은 데를 바라본다. 문학이나 예술이 자아도취에 빠진다면 그것은 잠꼬대에 불과하다. 예술의 이름으로 이 세상과 동떨어진 무대를 꿈꾼다면 그것은 극단적인 이기주의이다. 나르시시즘의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문학도 예술도 이 지상의 삶과 유리되어있지 않다는 말이다.
그동안 문화사는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인간조건에 이성지수, 감정지수, 사랑지수 등을 이야기해 왔다. 그런데 그것만으로 부족하여서 이제 다시 윤리지수, 도덕지수를 강조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활동은 이웃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나”는 공동체 속에서 그 위상을 찾을 때 온전해진다. 영원한 아웃사이더로서 존재할 수는 없다. 함께 같이 살아가는 세상이 아름다운 것이다. 사회가 점점 각박해지고 있는 시대에 망가넬리의 이 한마디, 되새겨봐야 한다. 정부도 독주해서는 안 된다. 기업도 독주해서는 안 된다. 권력도 독주해서는 안 된다. 종교도 독주해서는 안 된다. 교회도 독주해서는 안 된다.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망가넬리는 어쩌면 예수의 가르침에 깊은 감동을 받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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