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이혼을 생각하는 몇 명의 내담자들과 ‘이혼 전 상담’시간을 가졌다. 심각한 인생의 갈림길에 서 있는 그들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이들과 한 자리에 앉아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놓고 또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많은 이야기를 듣고 나누는 가운데 이들은 “듣다 보니 자신의 상황이 정리가 된다”라거나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남기고 조금은 편안해진 표정으로 돌아가곤 한다. 바로 이것이 가정법률상담소가 존재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상담소에서 마련하고 있는 심리상담, 가정폭력 관련 상담, 학교폭력 예방교육, 부부캠프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가운데 몇 가지를 담당하고 있는 저와 상담소의 인연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법률상담과 더불어 부부상담, 가정문제 예방을 위해 교육사업, 학교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일은 보람이 있었지만 마음 아픈 사연들이 너무 많아 힘이 들 때도 있다.
집에서도 내담자 생각에 안타까움을 느낄 때도 있었고 무제 해결이 되고 밝은 표정으로 프로그램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여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격려하여 주며 섬기는 봉사자들의 모습을 보면 감사함을 느낄 때도 있다.
상담소 활동을 하면서 당시로서는 그리 보편화되지 않았던 ‘자원봉사활동’으로 일간신문에 보도되기도 했다. 그 후에 다양한 상담을 하게 되면서 이곳에서 했던 부부상담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 이렇듯 이곳에서 했던 자원봉사 상담은 물질로 환산할 수 없는 커다란 자산이 되었으며 ‘봉사해서 손해 보는 일은 없다’는 깨우침을 주기도 했다.
30여년을 상담소에서 일하면서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기획하기도 하고 상담과 교육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면서 상담소와 더불어 발전하고 있음에 깊이 감사하고 있다.
부부캠프와 한 부모 가족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새삼스럽게 ‘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깨닫기도 하고, 우리 사회 가족 문제의 본질적인 부분들을 배우기도 했다. 이러한 모든 과정을 통해 이 상담소가 우리사회에서 얼마나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 절실하게 느낀다. 또 상담소의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도 보게 된다.
사회의 변화, 개인적 가치관의 변화 그리고 가족 문제의 심각한 양상들을 볼 때, 우리 사회에서 앞으로 이 기관이 더 많은 일들을 하게 될 것이며 또 그 일들을 통해 사회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자원봉사 차원을 넘어 상담소 운영에도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우리와 뜻을 함께하는 분들이 더 많이 상담소에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시기를 늘 기도한다.
마지막으로 많은 훌륭한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지난 시간들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상담
소와 함께, 그리고 ‘번민 하는 이웃과 함께’ 할 것이라는 마음을 확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