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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만나고 일할 때 정말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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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리라 기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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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제조와 서빙할때 가장 즐거움 느껴

카페 운영ㆍ바리스타 꿈 키우며 생활

 

남구 주안동에 위치한 어울림 카페는 여느 다른 카페와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환한 얼굴로 “어서오세요”라며 맞이하는 정진희씨(산곡동·44세)와 채지운씨(산곡동·26세)가 있다. 이들은 여성장애인이다. 어울림 카페는 정신지체장애인의 서비스업 진출을 위한 카페운영프로그램으로, 인천시로부터 인천기독교종합복지관이 위탁 받아 운영해 오고 있는 곳이다.

2004년 10월에 어울림 카페가 개장하면서부터 지금까지 함께 일하고 있는 진희씨는 이 카페에서 가장 오랜 경력자이자 맏언니이다. 카페가 운영되기 전에 인천기독교복지관에서 하는 카페 프로그램을 통해 1년 동안 훈련을 받던 교육생 이였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이 카페에서 일을 하게 된 것이다.

“맨 처음에 일을 시작할 때는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너무너무 재미있어요” 진희씨가 대부분 하는 일은 주문이 들어온 메뉴를 주방에서 만드는 것이다. 오랜 경력을 가진 것도 있지만 메뉴 만드는 것을 좋아해 주방에 있다 보니 카페에 있는 모든 메뉴를 다 만들 줄 알게 되었다.

반면, 지운씨는 이곳에 들어온 지 2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곳의 생활에 잘 적응해 초창기 멤버 같은 느낌이 든다. 고등학교 때 특수학급 선생님의 추천으로 이곳에 들어오게 되었다고 한다. 카페에서 일을 하려면 2주정도 테스트 기간을 거쳐야 한다. 지운씨는 이 기간을 무난히 잘 소화해 냈고 지금은 그 누구보다 재미있게 그리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지운씨는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았지만 일반대학에서 영상문예과를 전공했다. 물론 이 카페에서 유일한 대학교 졸업생이다.

지운씨는 평소에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해서인지 들어올 때부터 일을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고 일반학교를 다녀서 일반인들을 대하는 것에도 별로 어려움이 없었다고 한다. “저는 한 번 온 손님이 또 다시 우리 카페를 찾아올 때가 너무 좋아요. 그리고 손님 들어올 때 인사하고 서빙 할 때 참 즐거워요”라며 손님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고 한다.

손님이 많이 몰려와서 한꺼번에 주문을 받아 만들어야 할 때는 힘들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일할 때가 재미있고 손님들이 만든 음료를 먹고 즐거워 할 때가 제일 기쁘다고 한다.

진희씨는 21년째 신장투석을 하고 있다. 그래서 지능이 낮은 편이 아니지만 신장에 문제 때문에 지적장애 1급을 판정받았다. 진희씨는 신장이 좋지 않아 먹고 싶은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일주일에 세 번은 혼자 새벽에 병원에 가서 신장투석을 하고 온다. 그래서 오전에는 일을 하지 못하고 오후에만 일을 하고 있다. “몸에 노폐물이 쌓이면 힘들고 몸이 무거워서 쓰러지려고 할 때도 있는데 그렇다고 일을 그만두고 싶지는 않아요” 진희씨는 그만큼 이 일에 대한 애착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이들도 다른 이들처럼 월급 받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진희씨는 받은 월급을 어머니에게 드리기도 하고 조카 선물을 사다주기도 한다. 지운씨도 앞으로 태어날 조카 선물을 해주려고 저금을 하고 있다.

지금 일을 하고는 있지만 이들에게도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꿈들이 있다. 진희씨는 “저는 손님들 대하고 음료를 만드는 이일이 저한테 맡는 거 같아서 이 일을 나중에는 제가 직접 해보고 싶어요”라며 여기서 잘 훈련받고 더 많은 경험을 쌓아 직접 카페를 운영하는 꿈을 키우고 있다. 지운씨는 “저는 바리스타가 되는 것이 꿈이에요. 지금은 여기 있는 모든 메뉴를 만들지 못하지만 메뉴 만드는 것을 배우고 만드는 것이 재미있고 앞으로도 하고 싶어요”라며 자신들의 꿈이 있음에 즐거워하고 행복해했다.

이곳은 그리 큰 공간은 아니지만 이들에게는 어느 누구와도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큰 기쁨이자 즐거움이고 행복이 넘치는 곳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이들은 언제나 밝은 표정을 잊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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