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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이스트 패티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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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박미란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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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박미란 회장(인천여성의전화)

본회의 사진앨범에는 패티김 사진이 있다. 초창기 1994년부터 세 번에 걸쳐 공연을 하고, 그 수익금을 기부해 준 것이다. 그 때 활동하던 박인혜(현재 이사)님이 폭력당하는 여성들의 현실을 알리고, 도움 줄 것을 편지로 써서 첫 만남이 이루어졌다. 어려운 여성의 삶에 대해 함께 가슴아파하며 공감하고 반응해 준 것이다. 최고의 가수. 그 재능으로 나눔을 하고 그 기부금으로 인천여성의전화는 옥탑방에 있다가 교육실이 딸린 사무실로 이사를 할 수 있었다. 나는 이 지점에서 ‘다른 사람이 나와 다르지 않고 같다’... 특히 가슴 아프게 사는 사람, 고통 받는 사람들을 ‘나와 같다’라는 공감으로 활동해 온 선배들에게 경의를 표하게 된다. 이후로, 교육실을 ‘패티김홀’이라고 부르고 기념하고 있다.
이 공간은 본회에서 참으로 중요하고 다양한 기능을 하는 곳이다. 또 수많은 사람들이 거쳐 갔다. 의미로는 ‘reborn cafe-새로 태어나는 곳’이라고 할 만하다. 학교처럼 책상을 놓고 열심히 공부를 하기도 하고, 따뜻하게 배 깔고 누워 수다를 떨기도 하며, 차마 말 못해 온 가슴의 무거운 돌덩이를 내려놓기도 한다. 회의를 하기도 하고, 워크숍을 하기도하며, 외부에서 손님이 오시면 맞이하여 얘기를 나누기도 한다. 축제가 끝나고 여흥이 필요할 때는 이곳에서 무대를 밝히고 놀기도 한다. 회원들은 연말이면 만나서 선물도 나누고 음식도 나눠왔다. 점점 그 외모도 좋아졌다. 그저 넓은 공간하나 있는 것으로 만족하고 감사하던 시기가 있었고, 여러 후원인들의 도움으로 차차 좋은 책상, 의자, 빔프로젝트, 음향시설, 책, 지금은 무대와 조명까지 있다. 게다가 책상을 치우고 누울 수도 있다. 이런 것을 생각할 때마다 한 사람의 사랑나눔이 얼마나 변태하고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는가가 보여진다.

패티김님은 인천여성의전화를 도운 것 외에도, 이후 1996년부터는 가정폭력방지법 제정을 위한 여성의전화 후원기금마련 콘서트를 지역을 돌며 진행했고, 한국여성단체연합의 후원회장이 되어 딸들을 위해 활동했다. 그 외에도 나자로마을 자선기금 마련 음악회(1995), 사회복지법인 사랑의세계이사(2003), 한국에이즈예방재단 홍보이사(2002), 독거노인돕기 패티김 신년콘서트(2005)등등을 맡아하고 진행해왔다. 1995년에는 국제 소롭티미스트 본부 ‘여성을 돕는 여성상’ 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 워싱턴에 있는 국제 소롭티미스트 본부가 매해 전 세계 여성 중 한 명에게 주는 상이다.

바로 며칠 전 감사한 패티김 선생님을 콘서트에서 만났다. 2월에 은퇴 기자회견을 하고 전국을 투어하고 계시는 패티김님이 고별 콘서트를 인천에서 하셨다. 13, 14일 중 14일 일요일 마지막 콘서트에서 찾아뵈었다.
좋아하시는 노란 장미와 액자편지, 소식지 등을 챙겨 만났다(초밥을 사 가지 못해 아쉬움). 액자편지에는 처음 만남을 있게 한 박인혜 이사님, 그리고 그 때 같이 찾아뵈었던 배임숙일, 김성미경 이사님, 그 교육실에서 교육을 받고 활동하는 권수현 상담실장님, 회원, 활동가, 이제는 이주여성들도 친정처럼 드나드는 그 공간의 의미를 잘 아는 타냐샘, 그리고 저 최박미란이 쓴 글로 빼곡하다. 만날 때, 참으로 짱짱하고 멋진 공연을 본 뒤라 가슴이 더 벅차고 울렁거렸다. 공연 중에 자주 이별의 감정을 다독거리느라 울먹이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도 함께 울었다.
주옥같은 노래를 함께 하고 마지막 앵콜곡으로 ‘마이웨이’를 열창할 때는, 아~ 끝나지 않고 계속 될 그의 아름다운 길을 보는 기분이었다. 공연을 보는 많은 나이 든 분들에게 힘과 희망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 이후 만났을 때 따뜻하게 맞이해 주시는 모습, 여전히 젊고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멋지고 당당한 모습으로 기억되고자 은퇴하는 순간까지도 멋져 보였다. 자신이 걸어 온 길을 돌아보며 새로운 길을 향해 사람에 대한 사랑, 여성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함께 지고자 했던 살림이스트 그가 이제 또 사랑을 더 크게 실천할 모습에 기대와 사랑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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