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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사와 함께 하는 들꽃 여행.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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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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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나무


빨간 열매 주렁주렁 달고 있는 깊은 뜻,
새들에게 먹이 주고 씨 퍼뜨려달라는 속셈…

추운 겨울엔 우리 들꽃을 볼 수 없다. 전남 신안군 압해도에서 12월에 애기동백꽃 축제가 열려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다는 기사를 보았다. 서해안고속도로의 끝자락 목포에서 연육교로 연결되어 있어 승용차로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애기동백꽃은 일본 원산으로 일본에서 들여와 심어 가꾸는 것으로 자생지가 없어 우리 들꽃이라고 할 수 없다.
이처럼 꽃을 보기 힘든 추운 겨울 내내 꽃 대신 빨간 열매를 달고 있어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나무가 있다. 겨울에 제주를 찾는 이라면 가로수 중에 두툼한 상록의 잎 사이에 빨간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나무를 볼 수 있는데 이 나무가 먼나무다. 정확히 말하면 먼나무 암나무이다. 먼나무는 암수 딴 그루로서 수나무에는 열매가 없다. 5~6월에 지름 4mm 정도의 작은 꽃이 피고 10월이면 잎겨드랑이에 둥글고 붉은 색의 열매가 수북이 달려 나무 전체가 마치 붉은 꽃이 핀 것같이 아름다운데 이때부터 다음해 초여름 꽃이 필 때까지도 빨간 상태로 달려 있어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겨울의 빨간 열매와 수형이 아름다워 제주, 여수, 거제 등 남부 도시에서 가로수로 심기도 하지만 남부의 산지에 자생(自生)하는 우리 들꽃나무다.
먼나무란 이름의 유래가 재미있다. 몇 가지 전해지는데, 겨울 내내 빨간 열매를 매달고 있는 먼나무의 진정한 매력은 멀리서 보아야만 드러난다고 하여 먼나무라 불렀다고 하며, 멋스러운 나무라는 ‘멋나무’에서 ‘먼나무’가 되었다고도 한다. 그리고 같은 감탕나무과의 먼나무와 감탕나무를 얼핏 보면 너무도 비슷해서 구별하기가 어려운데 잎에 차이가 있어 잎을 달고 있는 잎자루의 길이를 보면 먼나무가 감탕나무의 것보다 길어서 멀리 잎이 나는 특징을 이름으로 먼나무라고 불렀다고도 한다. 이 나무를 부르는 제주도 방언인 ‘멍낭’에서 유래 하였다고도 하는데, ‘멍낭’은 나무껍질이 검다는 뜻의 ‘멍(먹=墨)’과 나무를 뜻하는 ‘낭’이 합쳐진 것으로 ‘멍나무’에서 ‘먼나무’가 된 것이라고 한다. 이름의 유래를 알고 보면 더욱 가까이 하고 싶은 우리 들꽃나무다. 우습게도 ‘저게 ‘뭔(무슨) 나무에요?’ 라고 물으면 되돌아오는 답이 ‘먼나무’다.

이처럼 반년에 걸쳐 빨간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깊은 뜻은 종족보존을 위한 전략인 것이다. 겨울동안 배고픔에 시달리는 새들에게 먹이를 제공하고 대신 씨를 퍼뜨려달라는 속셈인 것이다. 새들의 눈에 잘 띠도록 초록의 잎 사이로 빨간 열매가 얼굴을 내밀도록 했고 열매가 새들의 소화기관을 지나는 동안 씨는 그대로 남아 몸 밖에 버려지도록 설계되었다. 이처럼 더불어 사는 자연계의 오묘함에서 자연의 일부인 우리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배워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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