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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 뒤늦게 공부하는 여자, 빠르게 사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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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박미란 소장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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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을 자주 만나서이겠지만 이곳을 찾는 여성들(회원, 교육생, 내담자, 자원 활동가 등등)을 보면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규학위를 따는 것을 포함해서 자격증을 따는 것, 단기강좌를 듣는 것 등이 있다.

교육프로그램은 어디나 넘쳐나고 있는데, 정말 공부를 열심히 한다... 라고 했을 때 그 의미는 자신의 삶의 변화, 성찰의 지점까지 소유할 때 그렇게 느껴진다.

여성의전화를 찾는 여성들은 대체적으로 중장년 여성들이 많은데, 경제적으로 능력을 갖추고 싶은 분명한 목표로 직업을 구하는 것이 주요한 과제일 때도 있다. 그러나 동기 측면에서 보면 그 시점에서 인생의 길을 찾아가고 의미 있는 활동(무보수 자원활동이든 경제활동이든)을 하기 원하는 것을 많이 본다. 이런 여성들에게서 볼 수 있는 것은 그 동안 왜 이런 것을 몰랐을까 하는 아쉬움과 회한, 여성이기에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한 차별에 대한 인식과 그것을 뛰어넘으려는 자기 보상, 시기적절하게 배우지 못해서 시간과 역량이 부족하다고 느끼는데서 오는 집념, 가족과 가부장제 사회에서 내면화 한 지식과 가치관을 벗고 자신을 찾아가는 아름다운 열정과 사랑이다. 설사 일반적인 시기에 대학을 나왔어도 사회에 진출하기 어려운 조건(기회부족, 임신출산, 결혼으로 인한 가사노동 등등)으로 인해 주저하다가, 다시 사회에 진입하기 위해 이곳을 거쳐 가며 자신감을 얻는 여성들이 많다.

이렇게 ‘뒤늦게 공부하는 여자’들이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여성들이 어린 시절, 박탈당했거나 동기화되지 못했던 ‘공부’와 ‘재학습’의 기회를 다양하게 제공받으며 또 그것을 필요로 하는 다른 여성들에게 나누며 지내는 모습을 볼 때 그러하다.

인생의 굴곡을 어느 정도 지나 온 중장년의 여성들은, 많은 자원을 얻고 동기부여 받은 사람들에 비해서 두뇌회전이 빠르진 않아도, 머리와 가슴이 통합되는 것, 신영복의 말을 빌리자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 그 여행의 속도가 빠른 장점이 있다. 이렇게 ‘뒤늦게 공부하는 여자’들은 빠르게 실천하고 사람의 삶과 연결시키는 또 다른 능력을 가진다.

‘공부해서 남주자’라는 노래도 있듯이, 공부하면서 자신을 돋우고 그 힘으로 내가 곧 너인 것을 깨달아 풍요로워지는 삶, 그런 삶이, 그런 세상이 더 커질 것이다. 여성들의 지혜가 만드는 그 희망에 늘 함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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