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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층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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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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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사와 함께 하는 들꽃 여행. 128



여름에 꽃 피는 꿀풀과

입술모양 꽃이 특징



오랜만에 먼 산으로 들꽃탐사를 가게 되었다. 필자가 회원으로 가입한 ‘풀베게’ 홈페이지에 들꽃 탐사 번개모임이 공지되었다. 행선지는 경북 김천 황악산 바람재. 멀고 높은 산에 혼자 간다는 것은 엄두도 못 내고 있던 터에 더욱 당일 일정이라 마음이 끌렸다. 장맛비가 한반도를 오르내리던 때라 비가 염려되기는 했지만 탐사날인 7월 23일엔 중부지방과 충청지방에만 비소식이 있다는 예보에 비가 오지 않기를 기대하면서 탐사에 동행하게 되었다.

서울 쪽에서 가는 필자를 포함하여 다섯 명은 중앙선 양정역에서 아침 8시에 만나 한 회원의 차에 동승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강화에서 5시에 출발하는 버스에 올라 전철을 두 번 갈아타고 양정역에 도착하니 약속시간 30분 전이다. 일행과 만나 정각 8시에 출발하긴 했으나 직지사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는 낮 12시30분이었다.

도고, 구미, 대전, 멀리 인제에서 온 회원들은 이미 한 시간 전에 도착하여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대와는 달리 비가 온다. 두 대의 차에 분승하여 임도를 따라 산을 오른다. 그런데 중간에 철문으로 막아놓았다. 거기서부터 걸어야 했다.

구미에서 사는 회원이 정성스럽게 준비해온 김밥을 나누어 먹고 1시간여 임도를 따라 산에 올라 ‘백두대간 바람재(해발 810m)’란 표지석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거기에서 첫눈에 띤 들꽃이 층층이꽃이었다.

먹구름과 내리는 비로 빛이 부족하여 사진에 담을 수 없다. 그래도 포기할 순 없지 않은가? 플레쉬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지만 꽃 색이 재대로 나오지 않는 결점이 있다. 조리개를 최대한 개방하고 숨을 죽이고 ‘하나님, 한 컷만이라도 찍혀지게 해 주시옵소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셔터를 눌렀다. 난산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해서 사진을 얻었을 때의 기쁨과 행복을 누가 알겠는가?

층층이꽃은 전국의 산에서 여름에 꽃을 피우는 꿀풀과에 속한 들꽃들 중 하나다. 꿀풀과의 식물은 전 세계에 3500여종이 되고 우리나라에만도 65종이 자생하고 있다고 한다. 꿀풀과의 들꽃들은 줄기나 가지가 네모지고 꽃이 입술 모양인 것이 특징이다. 한여름에 산을 오르며 풀밭에서 만난 들꽃의 꽃잎이 입술 모양이면 정확한 이름은 몰라도 꿀풀과의 식물이거니 하면 틀림없을 것이다. ‘비바람 아랑곳없이/ 붉은 마음으로 쌓아올린/ 꽃탑/ 층층마다 등불 박히니/ 장마철 어둔 하늘/ 화안히 밝아온다’ 김승기 시인의 시구가 오늘 바람재에서 만난 층층이꽃에 정말 잘 어울린다.

비를 맞으며 정상까지 올랐다가 내려와 인근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나니 오후 6시다. 그 시간에 출발하여 강화까지 가기는 불가능해 보였다. 도고에서 온 회장의 차에 동승하여 도고에 가서 일박하고 다음날에야 귀가할 수 있었지만 행복한 산행이었다.



 



신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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