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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사와 함께 하는 들꽃 여행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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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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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살나무


가을이 깊어갈수록 들꽃을 만나기 어려워진다. 그러나 꽃 대신 꽃만큼이나 아름다운 열매들을 만날 수 있다. 오늘은 가을의 열매가 예쁜 작살나무를 만나보자. 필자가 이 나무의 열매를 처음 만난 것은 어느 해 가을이었는데 교인 가정에 장례식이 있던 날이었다. 돌아가신 분이 고향인 청양 선산에 묻히게 되었는데 그날 하관식에 교인들과 함께 참여하였다가 거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계룡산 갑사 계곡의 단풍을 보러 갔었다. 지금은 자가용이 있어 쉽게 나들이하지만 그때(20여젼 전쯤)만 하더라도 멀리까지 다녀온다는 것이 쉽지 않은 때라 청양까지 갔다가 오전 11시쯤에 하관식을 마쳤는데 그냥 돌아오기가 아쉬웠던 것이다. 더욱이 함께 했던 교인들이 외출 한 번 제대로 못하며 사는 형편을 잘 알고 있는 필자인지라 이런 기회에 단풍을 보고 즐길 수 있었으면 싶었다.

하관식을 마치고 산에서 점심은 먹은 터라 승합차를 돌려 계룡산 갑사 계곡을 찾았다. 절 마당 감나무에는 감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고 절 옆으로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엔 울긋불긋 단풍이 절정이었다. 함께 한 교인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이 뿌듯해진다. 얼마쯤 계곡을 올랐을 때 한 집사가 ‘목사님 이게 무슨 열매에요?’해서 보니 보라색 열매가 마치도 구슬처럼 조종조롱 달린 작살나무였다.

작살나무는 전국의 산기슭에서 흔하게 자라는 키 2~3미터의 낙엽 관목이다. 필자가 사는 강화의 집 맞은편 혈구산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작살나무는 습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산 능선에서는 볼 수 없고 계곡 가까이에 자리 잡고 살아간다. 연한 자주색의 꽃이 여름에 피지만 꽃이 작고 무성한 잎에 가려져 있어 무심히 산을 오르는 사람이라면 꽃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을의 보라색 열매는 햇빛에 반짝이는 보석처럼 예쁘기에 누구나 눈길을 돌리게 한다. 이 열매의 아름다움 때문에 정원수로도 많이 심어 가꾸기도 하는 꽃나무다. 필자의 집에도 묘목을 구해다 심은 것이 올해 꽃을 피우는가 싶더니 이 가을엔 열매가 한몫을 하고 있다. 지난 여름에 웃자란 가지들을 잘라 모래에 꽂았더니 쉽게 뿌리를 내렸다. 작은 화분에 담아 여러 가정에 시집보내었는데, 자라는 속도가 빨라 아마 내년엔 시집간 곳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도 맺어줄 것이라 기대한다.

물고기를 잡는 도구로 작살이 있는데, 이 나무의 이름이 작살나무인 것은 나무의 가지가 정확히 마주나며 달리는데 가운데 가지와 갈라진 가지, 이 셋이 마치도 작살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름의 유래를 알고 자세히 보니 정말 가운데 줄기와 갈라진 가지가 작살을 닮았다.



신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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