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환자분들 중에 “열도 없는데 3주 이상 기침 때문에 잠도 못자서 검사(흉부방사선과촬영)를 해도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 기관지염도 아니고 폐렴도 아니고 감기도 아니고 혹시 암은 아닌지... 삶의 의욕이 떨어져 우울증까지 옵니다. 병원치료를 받아도 전혀 좋아지지 않습니다.”라고 호소하시는 분이 많다. 진찰을 해보니 급성부비동염이나 만성부비동염(축농증)으로 콧물이 뒤로 넘어가면서 기침을 하시는 분이 의외로 많았다. 설명을 해드리고 치료가 의외로 빨리 회복되자 기뻐하는 환자분을 보며 한의사로 부르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게 된다.

축농증이란 콧속의 동굴 같은 부비동이 막혀서 부비동이 제대로 환기 및 배설되지 않아 이차적으로 부비동에 염증이 발생하고, 농성 분비물이 고이면서 염증이 심해지는 상태로 3개월 이상 지속되고 다른 이름으로는 만성부비동염이라고도 한다.

부비동이란 코 주위의 얼굴 뼈 속에 있는 빈 공간을 말한다. 이 공간들은 작은 구멍(자연공)을 통해 코 속과 연결되어 있고, 이를 통해 부비동 내의 공기의 환기 및 분비물의 배설이 이루어진다. 부비동염에는 급성과 만성으로 구별됩니다. 질병의 기간이 4주 미만일 경우에는 급성 부비동염이며,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만성 부비동염(축농증)이라고 합니다.

부비동염의 원인은 대개 반복되는 감기나 아데노이드비대체질, 알레르기비염 등을 적절히 치료하지 못한 합병증으로 발생한다. 구조적 또는 생리적인 이상이 생겨 부비동 분비물이 잘 배설되지 않으면 세균 감염 및 염증이 발생하여 점막이 붓고, 이는 부비동의 자연공을 더욱 폐쇄시켜 점막섬모기능이 떨어지면서 증상의 악순환을 초래하게 된다.

부비동염의 증상은 코막힘, 지속적인 누런 콧물, 얼굴 통증, 코 뒤로 넘어가는 콧물(후비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코가 막히면 들이마시는 산소량이 적기 때문에 두통이 발생하기도 하며 두뇌발달이나 활동에 지장을 준다. 또 의욕이 없고 성을 잘 내며, 정신집중이 잘 안되고 기억력이 저하되어 학업성적이 떨어지기도 한다. 중이염이나 기관지염이 생기기도 한다. 기관지 천식이 있는 경우에는 이러한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또한 콧물이 뒤로 넘어가면서 기침(아침기침)을 유발하기도 한다.

감기에 의한 가벼운 바이러스성 부비동염은 감기가 나으면서 저절로 치유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이 동반된 경우에는 자주 재발할 수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장기간의 항생제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비강과 부비동이 눈과 뇌에 근접해 있으므로 눈 주위에 봉와직염이 발생할 수 있고, 경막외 또는 경막하 농양, 뇌막염, 뇌농양 및 골수염 등이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감기를 자주 앓는 경우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외출 후에는 손발을 잘 씻고, 급격한 온도 변화에 주의해야 한다.

한방에서는 내부의 비(소화기), 폐(호흡기), 신(비뇨․생식․내분비)등이 허약하여 면역기능이 떨어졌을 때 외부의 풍열(바람기운과 열기)이나 풍한(바람기운과 찬기운)이 코나 부비동을 침범해서 부비강염(축농증포함)이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치료는 증상이 심할 때는 풍열이나 풍한을 다스리는 처방을 활용한다. 심하지 않을 때는 면역기능을 도와주는 약물과 치료약물을 동시에 쓰는 부정거사(면역기능을 도와주어서 질병을 제거하는 한방고유의 치료법)요법을 쓴다. “코는 으레 그랬으니까”하고 별로 불편을 호소하지 않아 부모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지만 어린이나 청소년들의 약 절반 정도가 비염이나 축농증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해도 감기에 바로 걸려 재발이 너무 잦고 치료약을 계속 쓰다 보니 식욕이 떨어지고 복통, 무기력, 안면창백 등이 발생하여 한방을 찾았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치료기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인내와 끈기로 꾸준히 치료하여 감기, 찬바람, 찬물, 찬 음식에 강한 체질로 바꿔주어야 한다. 궁금한 사항은 전문한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