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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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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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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사와 함께 하는 들꽃 여행. 137



들꽃 이름 중에는 지명이 붙은 이름들이 있는데 대부분 처음 발견된 지역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남산제비꽃, 변산바람꽃, 금강제비꽃 그리고 오늘 만나는 한계령풀 등은 처음 발견된 곳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들이다. 때로는 그곳에서만 자라기 때문에 그곳의 이름이 붙은 것들이 있는데 위도상사화 대청붓꽃, 제주상사화 등이 그런 이름이다. 한계령풀은 설악산 오색 계곡의 한계령 능선에서 처음 발견되기도 했지만 이 들꽃이 자라는 최남단 한계선이 한계령이기 때문에도 붙여진 이름으로 한계령 이북으로만 서식하는 북방계 식물로 백두대간을 따라 구룡령, 점봉산, 함백산 등의 높은 곳에서 자란다.

필자가 처음 한계령풀을 만난 것은 인제의 어느 교회 겨울 부흥회를 인도한 것이 인연이 되어 그해 봄에 그 교회 담임목사에게서 점봉산에 특별한 들꽃이 피는데 오라는 전갈이 왔다. 인제에 가서 1박을 하고 일찌감치 서둘러 산에 오르니 거의 정상 부근 능선에 정말 처음 보는 들꽃인 한계령풀이 무리지어 피어 있었다. 욕심에 한 포기 캐어오려고 뿌리를 캐어보니 가는 줄기가 한없이 땅속으로 뻗어 내려가 끝이 보이지 않아 포기하고 말았다. 뒤에 안 일이지만 가는 뿌리가 50cm 깊이까지 내려가 그 끝에 감자 같은 덩이줄기가 달리기 때문에 강원도에서는 메감자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때로 멧돼지들이 이 알뿌리를 먹으려고 파헤쳐 땅 위로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주워 와 심으면 된다고 한다. 50cm 깊이의 땅 속을 파헤치다니 멧돼지의 힘이 놀랍다. 도고에 살고 있는 한 지인은 한계령풀 씨가 영글었을 때 채취하여 뒷산에 심은 것이 성공하였다고 한다. 필자도 누구에게 뒤질세라 들꽃을 사랑하지만 씨를 얻기 위해 1천 미터 높이의 산을 올라야 하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올해 봄에 필자가 가입한 모임에서 점봉산 들꽃 탐사를 간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4월 말경이었다. 이번 탐사에 한게령풀도 포함되어 있었다. 서울 쪽에서 가는 회원들은 중앙선 양정역에서 모여 함께 가기로 하였다. 필자도 거기에 동승하였다. 인제에서는 산림관계의 일을 하고 있는 회원이 나와 안내해 주었다. 점봉산 곰배령은 산행에 제한을 받기에 기린면 방동 계곡 쪽에서 오르게 되었다. 아침부터 잔뜩 찌푸린 날씨더니 한 시간여 올랐을 때 드디어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얼마나 벼르던 것인데 포기할 수 없지 않은가? 빗길이 미끄럽긴 하지만 오르는 길이 완만한 편이기도 했지만 어찌하던 한계령풀을 만나야겠다는 일념에서 힘들지 않았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며 오른 끝에 한게령풀이 무리지어 피어 있는 능선에 이르렀다. 빗방울이 제법 굵어졌다. 우산을 받쳐 들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지만 빛이 어두워 사진에 담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한계령풀을 만나고 하산하는 길은 비를 맞으면서도 행복했다. 이만한 산행은 아직은 할 수 있다는 건강을 확인한 기회기이도 하였다. 모든 일이 하나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신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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