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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요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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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사와 함께 하는 들꽃 여행. 138



등나무처럼 다른 나무들을 타고 오르는 덩굴식물로서 잎과 덩굴을 만지면 닭의 오줌과 같은 냄새가 난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이름이 계요등(鷄尿藤)이다. 다행이 꽃에서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 이 냄새 때문에 구렁내덩굴이라고도 불리운다.

계요등은 한반도의 남부 지역과 제주도에서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들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 아이들을 만나러 제주도에까지 갔었다. 필자도 초등학생인 손자가 여름방학을 맞았을 때 손자와 함께 1박2일 일정으로 제주도를 갔었다. 갈 때는 아침 이른 비행기를 이용하고 돌아올 때는 저녁 늦은 비행기를 이용하면 이틀이 사흘만큼 알찬 여행을 할 수 있다. 그 때 바닷가 송악산의 낮은 오름의 분화구를 둘러보았는데 거기에 계요등이 지천이었다. 말로만 듣던 계요등 꽃을 본 것이 그때가 처음이었다. 꽃 모양이 신기하여 집에 데려오고 싶었다. 길을 안내해 준 택시 기사에게 조그마한 것 하나 뽑아 가면 안 되겠느냐 했더니 흔한 것이니까 괜찮다고 했다. 뿌리도 짧아 쉽게 뽑을 수 있었다. 휴지로 여러 번 뿌리를 감고 물을 묻혀 비닐 봉투에 담아 와서 교회에 심었다. 내한성이 약한 식물로 알고 있어 걱정했는데 잘 살아주어 이듬에 꽃을 피웠다. 제주에서나 볼 수 있는 꽃을 인천에서 보다니 신기하고 기뻤다.

그러다가 은퇴하면서 강화에 자리를 잡으면서 집 옆 언덕에 계요등이 덩굴을 뻗는 것이 보였다. 들꽃을 사랑하는 줄 알고 나보다 먼저 강화에 자리를 잡았구나 싶어 반가웠다. 한 이태 동안은 귀한 대접을 받으며 자랐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어찌나 성장이 왕성한지 짚 옆의 진달래며 축대 언덕에 심은 철쭉에도 무차별적으로 덮어버리니 이 아이들과 전쟁을 치룰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래도 꽃은 예쁘다. 그러기에 미워할 수도 없다. 남부 식물이지만 해풍을 좋아하는 녀석이라 섬인 강화도에서 잘 적응하게 된 것 같다. 아니면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북상을 한 것은 아닐지? 꽃의 모양이 특이하여 들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인기를 끌고 있는 식물이나 자라는 곳이 제한되어 있어 이 꽃을 보고 싶어 하는 몇 분에게 포트에 담아 나누어주었다. 하나님께서 우리 동산에 주신 들꽃을 함께 즐겨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꽃말이 ‘지혜’라고 하는데, 줄기와 잎, 열매는 냄새가 나지만 꽃에서는 냄새가 나지 않아 곤충들을 불러들여 씨를 맺을 수 있는 것이 지혜라고 하겠다. 냄새가 좋지 못한 줄기와 뿌리, 열매가 한방이나 민간에서는 가래를 없애거나 이질, 신장염, 감기에 처방하여 약재로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는 것을 보면 이 세상에서 자라고 있는 모든 것들, 사람들이 잡초라 하여 귀찮게 여기는 것들까지도 사람에게 유용하도록 하나님께서 지으신 것이다.



신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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