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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밥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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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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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사와 함께 하는 들꽃 여행. 150



까마귀밥나무는 산행 중에 산골짜기의 숲에서 만나게 되는 나무로 키가 사람 허리쯤 되는 낙엽활엽수다. 얼마 전까지 까마귀밥여름나무로 불렸던 나무인데 이름이 너무 길어서인지 지금은 까마귀밥나무로 정명이 바뀌었다. 같은 까치밥나무속의 바늘까치밥나무나 가시까치밥나무는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가시가 있으나 까치밥나무는 가시가 없다. 4~5월 중에 노란 빛이 도는 연녹색의 작은 꽃이 잎겨드랑이에 몇 개씩 달린다. 가까이 가서 눈여겨 살펴보지 않으면 꽃이 피어 있는 것을 모르고 지나쳐버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주의하여 보면 연녹색의 작은 꽃도 귀엽지만 가을의 빨간 열매 때문에 들꽃 애호가들이나 분재를 가꾸는 이들에게 인기 있는 나무다. 늦가을에 찔레처럼 빨갛게 열매가 익는데 건드리면 터질 듯싶은 영롱한 모습은 찔레에 비할 바가 아니다. 필자도 꽃 보다는 그 열매를 감상하기 위해 지난해 늦가을에 작은 묘목 두 그루를 구입해 심었다. 분재로 가꾸는 것은 손이 많이 타야 하기 때문에 뜰에 심어 가을에 열매를 즐기려 했는데, 겨울을 나면서 그 중 하나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죽어버렸다. 다행히 남은 하나가 꽃을 피우고 있어 가을의 열매가 기다려진다.

까마귀밥나무란 이름에서 토종이라는 정감을 느끼게 되는데 그동안 까마귀밥여름나무로 불렸던 것은 까마귀가 열매를 밥(먹이)으로 먹는 나무여서 ‘까마귀+밥+열매+나무’라 부른 것이 열매가 여름으로 바뀌어 그렇게 불렸던 것 같다. 재미있는 이름이다. 작은 포트 모 하나에 5천 원씩 주고 샀는데 지난 4월 초 인천녹색연합 회원 몇 사람과 함께 들꽃을 만나러 필자가 살고 있는 강화의 정수사에 들렀더니 골짜기에 밭을 이루고 자라고 있었다. 며칠 전에는 집 바로 뒤 야트막한 산에 올라 2백여 미터쯤 걸어갔을 때 큰 나무들 밑에서 까마귀밥나무가 무더기로 자라고 있었다. 이렇게 가까이에 두고 포트 모를 산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작 집 주변을 살펴보았으면 좋았을 것을…

까마귀밥나무는 열매를 즐기는 나무로만이 아니라 옻독에 올랐을 때 치료하는 데 유용한 나무로 알려져 있다. 산에 갔다가 옻나무 옆을 지나만 가도 옻을 타는 사람도 있는데, 옻나무와 까마귀밥나무가 같이 자라고 있는 곳에서는 옻을 타지 않는다고 한다. 그만큼 옻독 해독에 효과가 좋아 약제 이름으로는 옻독을 잘 치료한다고 해서 칠해목(漆解木)이라고 한다. 독자들도 혹시 옻닭을 먹고 옻이 올랐다면 잎과 줄기를 끓여 그 물을 차로 며칠 계속 마시면 해독이 된다고 하니 알아두면 좋으리라. 인터넷 쇼핑몰에서 자연 약초로 판매할 만큼 민간에서 많이 이용되는 토종 자연 약초다.



신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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