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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칼럼 | 특별한 날에 생각해 보는 이면(裏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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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형래 소장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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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형래 본부장 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 ‘가정의 달’ 5월도 벌써 막바지로 다가가고 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5월에는 다른 달에 비해 기념일이 많이 있다. 모든 기념일이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겠지만 특별히 5월에는 ‘가정’과 관련된 기념일이 많은 것 같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고 어머니께서 고향에서 혼자 생활하고 계셔서 나에게도 5월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11살, 8살 된 아들 녀석들은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자기들이 정해 놓은 것을 선물로 주었으면 좋겠다면서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4월 중순부터 나와 아내를 졸라대기 시작한다. 그럴 때면 나와 아내는 ‘엄마와 아빠가 상의를 해보고 나중에 얘기해 줄께’라면서 얼마간의 여유시간을 벌어 놓는다. 그러나 결과는 어땠을까? 옛말에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처럼 며칠 후 우리는 어느새 아이들이 주문(?)한 선물을 어떻게 준비할까 고민하고 있는 우리 부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5월 5일 어린이 날, 원하던 선물을 받아 든 아들 녀석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부부도 선물을 준비한 보람과 함께 행복감을 함께 느끼게 된다.

지난 5월 16일에는 고향에 계시는 어머니께서 서울에 오셨다. 5월 8일 어버이 날, 멀리 있다는 이유로 어버이 날 카네이션을 직접 달아 드리지 못해 내심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자식들이 식사를 대접하는 자리에 참석하기 위해서이다. 어머니께서는 구태여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하셨지만 ‘올라 오시지 않으면 서울에 살고 있는 우리 6남매가 고향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는 ‘으름장(?)’에 결국 당신이 올라 오시겠다고 결정하신 것이다. 그렇게 해서 우리 6남매는 어머니와 함께 즐거운 저녁식사를 했고 어머니께서는 다음 날 다시 고향으로 내려 가셨다. 1박 2일이라는 짧은 일정으로 다소 바쁘게 서울과 고향을 오가신 어머니께서는 자식들이 그렇게 마련해 드린 식사자리를 매우 흐뭇해 하셨고 우리 6남매에게도 즐거웠던 시간으로 한 컷을 장식하였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일을 통해서 사회복지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나로서는 또 다른 한 면을 동시에 떠올리게 된다. 불가피한 이유로 부모와 함께 생활하지 못하고 있는 어려운 아이들 그리고 자식과 함께 살지 못하고 외롭게 생계를 이어 가고 계시는 독거 어르신들, 그 들에게 과연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은 어떤 의미로 다가 왔을까? 그 아이들은 어린이날 선물을 받고 놀이공원에 가서 하루를 즐겁게 보냈을까 또 독거 어르신들은 자식들이 마련해 준 따뜻한 밥을 한 끼라도 드셨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들이 흔히 즐겁다고 말하는 기념일들이 어쩌면 이 아이들 또 그 어르신들에게는 더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서 이럴 때일수록 우리 주변을 한 번 더 둘러 볼 수 있는 마음들이 생겨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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