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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당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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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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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사와 함께 하는 들꽃 여행. 152


백당나무는 산록의 습지나 골짜기에 흔하게 자라는 나무다. 가을에 잎이 떨어지는 나무로 키는 3미터 정도까지 자란다. 5~6월에 산행을 할 때 멀리서 보면 새 가지 끝에 흰나비들이 모여 앉은 듯 바람이라도 불면 나비가 춤을 추는 듯 보이는 꽃을 피우는 나무다. 이와 나무의 잎과 꽃이 거의 닮은 불두화가 있어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백당나무와 같은 과에 속한 식물이지만 불두화는 꽃이 다 핀 모습이 부처의 머리를 닮았다 해서 불두화(佛頭花)라 하고, 부처가 태어난 음력 4월 초파일을 전후해 꽃이 절정을 이루므로 절에서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 나무다.

따로 놓고 보면 불두화와 백당나무가 잎 모양과 나무 모양이 같아서 구분이 쉽지 않지만. 꽃은 색이 희다는 것 말고는 모양은 전혀 다르다. 불두화는 작은 꽃들이 공처럼 둥글게 모여 (부처의 머리를 닮았듯) 피지만 백당나무는 접시처럼 퍼져 핀다. 불두화의 꽃은 무성화(無性花 ; 열매를 맺지 못하는 꽃이고, 백당나무는 중앙의 꽃과 가장자라의 꽃이 다른 모양으로 피는데 중앙의 꽃들은 양성화(兩性花 ; 암술과 수술이 모두 있는 꽃)로 꽃이라 하기에는 모양이 너무 빈약하다. 멀리서 보면 작은 나비가 앉은 듯 보이는 꽃은 가장자리에 핀 헛꽃으로 무성화다. 불두화의 꽃은 무성화로 동물로 말하면 불임이기 때문에 열매가 없지만 백당나무의 가운데 꽃은 양성화이기 때문에 가을에 빨간 열매가 아름다운 나무다.

백당나무가 헛꽃을 피우는 까닭이 재미있다. 모든 생명체가 그러하듯, 세상에 태어나면 본능적으로 하는 행동이 2세를 남기기 위한 생명활동이다. 백당나무는 태생적으로 볼품없는 아주 작은 꽃들을 가지고 태어났기에 곤충들에게 외면당하기 쉽다. 향이라도 짙던가 해야 하는데 워낙 볼품없는 작은 꽃들을 가지고 태어나니 수분활동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작은 꽃 주변에 멀리서도 잘 보이게 큰 헛꽃(무성화)을 피워 곤충들을 유혹해 가운데 유성화가 수분을 이루게 하여 다음 세대를 이어간다.

백당나무와 닮아 유성화와 무성화를 피우는 나무로 산수국이 있는데, 키가 1m정도로 작고(백당나무는 3m까지 자람) 꽃이 피는 시기가 백당나무는 5~6월에, 산수국은 7~8월에 시기를 달리하여 피며 꽃의 색도 산수국은 붉은색을 띠고 있어 쉽게 구별이 된다.

백당나무를 접시꽃나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유성화와 무성화의 작은 꽃들이 모여 피는 전체 꽃의 모양이 접시처럼 편편하기 때문이다. 가을에 빨갛게 익는 열매는 새콤한 맛이 나는데 기관지염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산에 절로 자라는 들꽃이지만 초여름의 꽃과 가을의 열매가 아름다워 정원수로도 손색이 없어 필자의 집에도 한 그루 심어 꽃과 열매를 즐기고 있다. 하나님께서 지으시고 우리에게 선물하신 것에 감사하며…



신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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