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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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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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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사와 함께 하는 들꽃 여행. 153

5월 중순~6월 초에 야외로 나가면 찔레꽃 천지입니다. 산자락은 물론이고 논둑이나 밭둑에도 찔레꽃이 하얗게 피어 있습니다. 찔레꽃을 보면 요즘 젊은이들은 그렇지 않겠지만 필자의 나이가 나이어서인지 가수 백난아가 처음 불렀고 다음으로 국민 가수 이미자가 불러 많은 사람들이 즐겨 따라 불렀고 들어온 대표 트로트곡 ‘찔레꽃’의 가사가 절로 흥얼거려집니다.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고향~ 언덕우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찔레꽃은 분명 흰색인데 왜 붉게 핀다고 하였을까? 의문이 들지만 그냥 따라 부르는 것이 대중가요의 매력인가 봅니다.

또 다른 ‘찔레꽃’ 이연실이 부른 노래가 있다.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 배고픈 날 가만히 따 먹었다오 / 엄마 엄마 부르며 따 먹었다오” 이 노래를 따라 부르면 절로 서글퍼지는 노래다. 정말 먹을거리가 없어 찔레꽃을 따먹으며 허기진 배를 채웠던 지나간 시절이 우리 근대사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 노래 가사에선 찔레꽃이 희다고 한다. 그럼 찔레꽃의 색은 무슨 색이 맞을까? 필자가 보아온 것으로는 흰색이 맞다. 간혹 피어날 때 꽃봉오리 끝이 연분홍색이거나 꽃이 피었을 때 꽃잎의 끝에 연분홍빛이 도는 것들이 있긴 하지만, 그런 것을 보고 붉게 피는 찔레꽃이라 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붉은 찔레꽃이 정말 있었지 않았을까? 수년 전의 일이다. 남쪽의 어느 독림가가 붉은 찔레나무를 찾아내어 복원에 성공하였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유행가 작사자가 제주에 살았던 사람이라 하니 당시 이 붉은 찔레를 보았던 것은 아닐까? 아니면 남녘 바닷가에 흔한 붉은 해당화를 보고 찔레꽃이라 하지 않았을까? 필자의 짐작일 뿐이다. 요즘 화원에서 붉은 찔레를 쉽게 볼 수 있고 필자의 집에도 몇 그루가 심겨져 있지만, 이것들은 들에 절로 나서 자라는 것이 아니라 원예종들이다.

찔레나무는 장미과의 나무로 들장미라고도 부르며 중국에서도 들장미란 의미로 야장미(野薔薇)라고 부른다고 한다. 아마도 들에 지천으로 자라는 나무이기 때문이다. 분명 원예종과는 구별된다. 활짝 핀 찔레꽃을 보면 은은한 향기와 함께 환한 모습으로 다가오는데 백난아의 ‘찔레꽃’이나 이연실의 ‘찔레꽃’ 노랫말이 왜 다 같이 슬픈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찔레꽃에 얽힌 전설도 슬픈 내용이다. 원나라의 볼모로 잡혀간 찔레가 우여곡절 끝에 고려로 돌아와 가족을 찾아다니다 죽게 되어 피어난 꽃이란다. 그래서인가 찔레꽃 향기는 무언가 가슴을 파고드는 애틋함이 느껴진다. 하얀 찔레꽃과는 달리 줄기엔 가시가 많이 있어 가까이 하기에 조심스러운 것은 순박함을 지키려는 본능이 아닐까? 예전 우리의 아낙네들이 정조를 지키려 했던 것을 들어내는 것 같아 더욱 정감이 가는 우리 들꽃이다.



신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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